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제160호. 8살 아들과도 할 수 있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인정하는 활동

홍석연(봄) 2021. 6. 3. 14:15

성영미 (우주)

 

다음날 진행할 연수 준비물을 챙기고 있는데 올해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색지는 뭐하는 거냐고 묻는다.

 

: 내일 연수에서 선생님들이랑 같이 성품나무 만들건데... 같이 지내면서 좋았던 걸 성품단어와 연결해서 말해주는 거야.

 

태을이: 나도 엄마랑 해볼래~

 

: 그래? 해볼까. 단어가 어려우면 물어봐..

 

태을: 알았어.

 

좋아하는 색으로 종이를 고르고 둘이 하는 거라서 견출지는 10장씩 가졌다.

 

: 엄마에 대해서 태을이가 느낀 걸 성품단어로 표현해 보는 거야. 엄마가 먼저 시범으로 해 볼게.

 

("따뜻한"을 태을이 종이에 붙이며) 엄마는 태을이가 참 따뜻한 아이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엄마가 허리 아프다고 하니까 앉을 때마다 쿠션을 갖다주잖아. 그 모습을 보고 참 따뜻하다고 생각했어.

 

태을이: ~ 그랬구나.

 

: 태을이도 해볼래?

 

태을이: ("너그러운"을 붙히며) 엄마는 참 너그러운 사람이야. 왜냐하면 나하고 하늘이하고 싸워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니까.

 

: 하늘이랑 싸울때 엄마가 이해해 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

 

태을이: . 좋지. 그건 잘못인데 너그럽게 이해해 주니까 좋지.

 

: 엄마가 '잘못해도 이해해 줄 때' 태을이는 좋구나?

 

태을이: .

 

: 태을이 말을 듣고 엄마가 더 이해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태을: 그래! 지금도 잘하고 있어.(ㅋㅋㅋ)

 

하나 하나 성품을 붙이며 나누는 이야기들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느낌이었다.

 

성품나무 만들기를 이제 8살인 태을이하고 가능할까 궁금했는데 "긍정적인" 이라는 단어만 뜻을 물어보고 다른 단어는 경험과 성품을 잘 연결하였다.

 

재밌고 안심되면서 태을이가 든든하고 놀라웠다.

 

특히 나를 너그럽고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게 고마웠다.

 

그리고 예전에 발표에서 상을 받았다고 한 말이나, 유치원에서 수업한 것을 모두 기억하고 연결해서 말하는 것이 놀라웠다.

 

 

태을이가 말해준 성품단어 하나 하나가 안심되고 고맙고 기뻤다.

 

너그럽고(싸울때 이해해줘서)

따뜻한(하늘이랑 나를 따뜻한 마음으로 보살펴주니까)

믿을수 있는(약속을 잘 지켜서)

적극적인(유치원에서 수업해줘서)

당당한(앞에서 발표를 하니까)

상냥한(나한테 예쁘게 말해주니까)

자신감있는(대회에서 발표해서)

분명한(설명을 분명하게 하니까)

착한(엄마는 착해. 딱지도 잘사주고)

능동적인(스스로 잘하잖아)

지금은,

오랜만에 글을 써서 후련하다. 태을이에게 고맙고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