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제78호. 우리 집의 작은 변화
홍석연(봄)
2021. 6. 18. 15:28
김학선 (별)
어제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 니 오빠는 민희 고3인데, 입시 결과가 안좋앙서 그런가 아버지한테 연락을 안해서 느그 아버지 열 받았다.
민희는 우리 큰조카이다.
나 : 엄마~ 그래서 아버지에게 뭐라고 했노?
엄마 : "바빠서 연락을 안하는 갑제. 궁금해 하지 마소." 그랬지.
나 : 아이구야, 아버지 반응은?
엄마 : 욕막 들어묵었다 아이가
나 : 엄마 속상했겠네~
엄마, 담에는 아버지가 화를 막 내잖아. 그러면 당신 열 받았겠소. 화나겠소. 함 해봐봐.
엄마 : 그런 말을 우예 하노?
나 : 함 해봐봐~
오늘 내가 엄마에게 전화했다. 어젯밤 늦게 오빠로부터 큰 조카의 대학 소식을 들어서 알려드리고 싶었다.
나 : 엄마, 민희 00대 **과 붙었다 하더라. 오빠에게 연락 왔나?
엄마 : 아니 연락 안 왔다.
나 : 내가 오빠한테 엄마 아버지한테 알리라고 했다. 좀만 기다리 보소. 글고 어제 내 말대로 해봤나?
엄마 : 응, 니 말대로 했더니 아버지가 화를 안내고 웃더라.
나 : 글나? 뭐라고 했는데??
엄마 : 열 받지 마소. 이렇게 했지.
나 : 내가 '열 받았겠소. 화나겠소.' 이리 하라고 했다 아이가.
엄마 : 아, 참 맞다. 그리 말하니 훨씬 좋더라.
나 : 잘했다. 엄마. 욕 안들어 묵은 게 어디고. 그쟈?
엄마 : 맞다. 니 시키는 대로 하니 훨~훨씬 좋더라.
기쁘다. 행복하다. 만족스럽다. 신난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