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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보다 마음 전하기가 먼저...

김은선(나감자) 2022. 11. 4. 10:18

지금 글을 쓰는 순간 걱정되고, 부끄럽고, 불안하고, 떨리고, 기대됩니다.

걱정이 되는 것은 좋은 일도 아닌데... 나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곳에 나의 성공적이지 못한 일을 올린다는 것이  나에대한 편견을 갖게 될까봐서이고, 부끄러운 것은 머리로는 나의 잘못이 아니고 나는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나 쉽게 겪는 일이 아닌 일을 겪은 나, 그것의 원인이 나의 부족함이라고 계속 생각이 되서입니다. 여전히 나의 행동에 대해서 옳은가 그른가를 생각하고 그 결정이 잘못된 것이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 불안하고 떨려요. 하지만 이 과정을 지나고 나면 조금더 가벼워지기를 바라기에 기대가 됩니다. 

얼마전 담임 학급 조회 시간에 여러 행사로 미루어진 지난주 성찰활동을 이번주에 하곘다고 말하자, 이에 기분이 상한 학생은 저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그 상황에서 대여섯명의 학생들이 낄낄거리며 웃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교권침해위원회를 개최예정 중이며 현재 병가를 내고 학교를 나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갑자기 연가와 병가를 쓰고 학교를 나가지 않는 상황에서 남겨질 우리반의 학생들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희 반에 5~6명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조용하고 착한 순둥이들이거든요. 그리고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이기도 하고 해서 담임교사가 무엇때문에 안나오는지도 잘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년간 함께 마음을 나누려고 이곳에서 배웠던 마음나누기, 긍정의 말 전하기, 100개 장점 찾기, 집단 마음나누기 등을 하면서 가까워졌기에 내가 갑자기 떠나버리면 그동안의 교육들이 허사가 될 것 같은 불안감도 있었구요.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정리되지 않은 나의 마음을 아이들에게 전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싶어서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 편지 내용을 이곳에 올리려고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서로를 성장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썼는데... 과연 그런것인가 의구심이 들어... 좀 창피하고 걱정도 됩니다. 

안녕, 애들아. 요 며칠 선생님이 조종례도, 수업도 들어오지 않아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슨일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렇지? 선생님에게 시간이 좀 필요했단다. 아직 마음이 정리된 것은 아니야.

내게 주어진 이 시간이 일 년을 돌아보고 선생님의 교직 생활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처럼 너희들도 이 시간이 무슨 일이지? 별것도 아닌 것 같은데... 걱정인데?” 라는 단순한 생각보다 나의 행동이 주변의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그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생각해보면서 너희들이 책임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시간이기를 바란단다.

월요일 조회 시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야겠지? 선생님이 들어왔고, 조회를 하기 위해 교탁 앞에 섰지만 선생님은 아랑곳 하지 않고 멀리 있는 친구와 큰소리로 이야기하는 몇몇의 학생이 있었고, 선생님은 조회하겠다며 조용히 하자고 했지. 교실은 조용해졌고 선생님은 지난주 여러 일정으로 미뤄졌던 성찰을 이번주에 하겠다고 했고, 그때 가장 뒤에 앉았던 한 친구가 *’이라고 욕을 했고 몇몇 학생들이 웃었던 상황을 기억하니?

어찌보면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는 상황, 1년 가까이를 지내면서 몇 번 보았던 상황이기도 한 시간인데... 선생님은 그동안 너무 힘이 들었나봐. 선생님이 조회하기 위해 교실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소리치듯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무력감과 좌절감이 들었고, 조용한 교실에 짧게 울려 퍼지던 *’이라는 외마디의 욕설, 그리고 뒤이어 들려오는 너희들의 웃음소리에 선생님은 당황스러웠고 모욕감과 수치심, 기가막힘, 무력감, 아쉬움, 안타까움, 슬픔, 후회감이 들면서 마음이 무너졌고,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무력감과 좌절감이 들었던 이유는 너희들에게 함께 살아간다는 것, 나와 다른 네가 만나서 우리가 되려면 필요한 자세(배려, 절제, 희생, 사랑)를 가르쳐주고 싶었는데 나의 영향력이 너희들에게 미치지 않는 것 같아서였고, 당황스러움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생각지도 못한 학생으로부터, 반 학생들이 모두 모여있는 공간에서, 살아오면서 들어보지 못한 욕설을 들어서였단다. 모욕감과 수치심은 욕설과 그 뒤에 들려오는 몇몇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나를 조롱하는 것 같아서, 너희들이 나를 욕을 먹어도 되는 사람’,‘그런 상황에 놓여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5반 담임으로 노력했던 나의 시간들을 비웃는 것 같아서였고 기가막힘은 내가 노력했던 것들에 대한 댓가가 욕설과 조롱인 것에 대한 속상함에서 비롯된 것 같구나.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옳지 않은 상황에 동조하듯, 또는 장난인 듯 웃는 주변의 학생들, 웃음은 그 욕설을 듣는 사람이 느끼는 마음의 상처, 피해자는 사라지고 그저 농담처럼 해프닝을 만들어 버리고 상황을 전혀 다른 곳으로 몰고 간다는 것을 모르는 학생들을 보며 느꼈던 마음이란다. 아직도 선생님의 마음과 머릿속에 이 웃음들이 사라지 않아 교실에 들어오는 것이 힘이 든단다.

후회가 되는 것은 이와 비슷한 상황을 그냥 넘겼던 것, 무엇이 잘못인지 알려주지 못했던 모습 때문이란다. 그때는 다른 학생이었고 조회시간 55분이 넘어서 들어오면서 선생님 바로 뒤에서 *’이라고 큰소리로 욕을 했는데, ‘내게 지금 욕한거니라고 묻고, 학생은 부딫혀서 그런거에요라고 말하고 주변 학생들은 웃었던... 지금과 매우 같았던 그 상황, 분명 지각한 것에 대한 그리고 성찰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화가 나서 나에게 내뱉은 말임을 직감하면서도 올바름을 가르쳐주지 않고 그냥 넘겼던 나의 행동에 대해서란다.

슬픈 이유는 내가 정성을 들였고 애정하고 따뜻하게 보듬고 싶은 너희들을 만나는게 어렵게 된 상황 때문이란다.

많은 아이들 앞에서 함부로 취급받았을 때, 너희들은 사춘기니까, 내가 어른이고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니까 하며 버텼는데... 그러기에는 너희들의 행동의 수위가 높고 횟수도 많아져서 너희들과 만나는 것들이 두렵고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나의 행동이 위축이 되는 구나. 너희들 각자는 한 번이겠지만... 선생님은 여러 번 경험하게 되는 것이니까....선생님의 마음은 다시 너희들과 만나서 마음을 나누고 싶고, 예쁘다고 칭찬도 하고 싶고, 함께 웃고 싶고, 너희들과 내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을 22년을 만들고 싶어. 그래서 무너진 마음을 다시 세우고 힘을 내기 위해서 시간이 좀 필요하단다. 시간을 줄 수 있겠니?

그리고 다른 마음도 전하고 싶구나. 월요일 조회 이후 교실에 가지 않으면서는 미안함과 걱정됨, 고마운 마음이 굉장히 컸단다. 미안함은 그동안 너무나 잘해오던 많은 친구들, 자기 자리에서 묵묵하게 학급구성원으로서 책임있게 살아왔던 사랑스런 너희들이 느낄 마음의 무거움이 느껴져서....걱정되는 건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우는 동안 또다시 우리 반의 분위기가 흐트러져서 많은 학생들과 교과 선생님들이 힘들어질까봐. 그리고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것이 어떤 한 학생만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그 학생을 너희들이 탓 할까봐... 그리고 그 학생이 지금 상황을 너무 자책하고 있을 것 같아서.... 오롯이 너 때문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구나. 고마운 건 중간중간 나를 찾아와서 보고 싶었어요‘, ’선생님 무슨일이세요 물어봐 주던, 또 선생님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용히 기다려주던, 따뜻하고 애처럽게 바라봐주던 너희들에게....

그런 너희들이 있어서 선생님이 포기하지 않고 다시 힘을 내야겠다 마음 먹을 수 있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애들아,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