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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살림의 힘은 이 순간에 깨어있기

유현숙(단비) 2022. 9. 13. 12:34

어제 옆집에 방문하러 온 차가 우리 대문을 약간 가리고 주차를 했다.

슈퍼를 가려고 나가면서 보게 되었는데 순간 약간 불쾌했다.

매일 생기는 일이 아니고 오늘은 명절이라 자식들이 부모님 뵈러 온 것 같으니까 그냥 넘어가자. 그리고 조금 있으면 가겠지라고 생각하니

불쾌함은 금방 내려갔다.

 

함께 슈퍼에 다녀왔던 남편이

집 앞에 주차된 차를 이리 저리 살펴보더니

집에 들어와 핸드폰을 가져가면서

사람들이 양심이 있어야지, 자기들은 몇 대(총 네 대)씩 주차하고 우리는 두 대밖에 안 되는 데도 다른집 통행에 방해될까봐 집 앞에 세우지도 못하고 골목에 세웠는데 말이야, 치우라고 해야지라고 말했다.

순간 당황스럽고 걱정되고 무섭고 떨렸다.

 

매일 주차하는 것도 아니고 명절이라 그런 것인데 이해하지 못하고 트집잡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고

술을 마신 상태여서 옆집과 큰 소리내면서 다투거나 소란스러워질까봐 걱정되었고

크게 화낼까봐 무섭고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으로 번져갈까봐 떨렸다.

 

명절인데 그 정도도 이해 못해?”

“나두 우리 집 앞에 주차한 것이 싫기는 하지만, 매일 그런 것은 아니잖아

라고 말했지만 남편은 내 말을 전혀 듣지 않는 것 같았다.

 

실망스럽고 화 나서

가서 싸우고 싶으면 싸우든가

라고 했더니

정말 나가려고 신발을 신었다.

긴장되고 짜증났고 나한테는 살짝 실망스러웠다.

 

 

내 말 하나만 듣고 가요

남편이 다시 들어와 앉았다.

옆집이 그 동안 우리한테 실수한 것 있었어?”

아니

우리 집 앞에 주차한게 나도 기분 좋은 것은 아니야, 우리 차 한 대는 집앞에 주차하지 못하고 골목에 주차해서 불편하니까. 그런데 난 당신이 주말에만 오는 상황에서 아파트도 아니고 단독주택인데 혹여나 옆집들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이 생길수도 있는데 이번 일로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안 생기면 좋겠어

그랬더니 남편이

그래도 확실하게 말을 해야 다시는 우리 집 앞에 주차를 하지 않을 것 아니야?, 바보같이 그냥 넘어가면 앞으로 자주 그렇게 할 거란 말이지

~~~ 남편의 본심은 이거였구나. 우리가 무시당하지 않고 싶은 거구나.’

남편의 본심을 알게 된 것은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답답하다

 

왜 무시당한다고 받아들일까?’

함께 살아가려면 주장을 잘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배려하기도 하고 해야 할텐데

갈등구도로 받아들이는 남편의 모습이 안쓰럽고 답답했다.

 

그리고 나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한 것은 시원했다.

 

그리고 한 시간 후에 옆집의 자녀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상황은 종결되었다. 그런데 진정 종결된 것은 아니다.

남편은 언제든 화가 날거구

난 그런 모습을 보면서 긴장되고 떨리고 화가 나고 답답하고 안쓰럽고 짜증날거다.

안심되기도 한다.

지금처럼 내 기분과 생각을 말하고 남편의 생각을 듣고 그러면서

풀어가면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대와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은 평화롭다.

이 순간에 깨어 있는 힘이 나를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