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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제166호. 바꿀 수 없는 현실, 마음과 행동은 선택할 수 있다

홍석연(봄) 2021. 6. 3. 14:25

김승배 (달콩아빠)

 

중3 아들이 걱정된다. 사춘기라 다 그러려니 생각하지만 계속 이렇게 두고 봐도 되나 싶을 때가 많다. 

 

일단 말이 없다. 방에서 나오는 경우는 화장실 갈 때나 밥 먹을 때다. 말을 해도 매우 많이 아주~~ 짧고, 퉁명스럽거나 짜증난 투로 말한다. 화났냐고,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면 아무 일 없단다. 그 대답도 짜증나고 화난 투다. 

 

주변에 들어보니 그땐 다들 그렇다 해서 차분히 지켜보고 있지만 2년 이상 계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더 심해진다 싶어 걱정되고 답답한 노릇이다.

 

우연히 진로선생님을 만나 말했더니 뜻밖의 대답을 들었다.

 

"모범적으로 생활하려고 해서 그러는 거예요."

 

선생님의 아이도 그랬단다. 학교에서 모범적으로 생활하려고 마음과 에너지를 쓰다 보니 힘들고 짜증이 난다는 것이다. 그러니 집에서라도 그렇게 표현하며 조용히 쉰다는 거다. 

 

이런 해석은 처음이었다. 아들 담임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도 그랬다. 아들이 매우 모범적이라고. 약간 풀어져 있어도 된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진로선생님 말대로 생각하니 시원하고 안심도 되고 기특하고 한편 약간 애처롭고 안쓰럽다.

 

'교사의 마음리더십(김창오, 에듀니티)' 103쪽에 이런 표현이 있다. "상황을 대하는 나의 마음과 행동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교사가 처한 실제 상황이나 객관적인 사실 앞에서 그 상황이나 사실 자체를 바꾸기란 쉽지 않지만, 사실을 대하는 교사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 는 것이다. 

 

아들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황이나 사실 자체를 바꾸지는 않더라도 이를 대하는 내 생각, 생각에 따른 행동은 바꿀 수 있겠다. 그러면 훨씬 더 자유롭고 평화롭고 여유로운 내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