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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을 했다

이기영(비비) 2021. 11. 16. 16:12

거절을 못해 학년부장을 맡았고 학년운영을 하면서 남이 하기 싫은 일, 부담스러운 일은 대부분 내가 도맡아 처리했었다.요즘 부쩍 신경쓸 일이 많아서 여유가 없었다. 

우리 학교 관리자들이 까탈스럽지 않아서 2학기 동료장학은 학년공동지도안만 내고 실제 수업공개는 하지 않고 협의록만 작성해 내라고 해서 좋았다. 그런데 내일까지 사후협의록을 내야하는데 잊고 있었다.

예전 다른 업무부장을 할때 각종 협의록을 잘도 만들어 냈었는데 왠지 하기가 싫다. 머리쓰는 것도 귀찮고 눈도 침침하고 정말 하기가 싫었다.

다른 동학년 선생님께 써달라고 부탁을 해야겠다 싶었다. 제일 신임하는 Y선생님께 사정을 얘기하고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자기가 하겠다고 했다. 평소 많이 도와주셔서 자기가 더 감사하다고 얼른 써보겠다고 한다. 

홀가분하다(하기 싫은 일 안해도 돼서), 기쁘다(Y선생님이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고, 본인이 더 감사하다 해줘서),

뿌듯하다, 만족스럽다, 대견하다, 기쁘다(거절도, 부탁도 못하던 내가 부탁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짠하다(부탁하는 것을 기뻐하고 있는 내가)

안쓰럽다(그간 혼자 다 감당하려고 애썼던 내가)

든든하고 기대된다(나를 돌보기 시작한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