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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나의 삶 속에서 마공 이야기

전현선(홍시) 2022. 5. 8. 23:55

#1. 지금의 나

글을 쓰려니 마음이 분주하다.

무슨 이야기를 담아야하나

 

내가 요즘 가장 마음을 쓰는 것은 내 마음에 솔직해지기인데

기록하지 않는 나의 습관으로 구체적인 상황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쉽고 안타깝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어깨가 경직되고 찌릿찌릿하다.

 

무언가 해야하는데 할 수 없고 머리 속은 계속 그 일이 맴돈다.

정작 일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가슴이 답답하구나 어깨가 긴장되는구나.

답답하구나 답답하구나 답답하구나

 

내 순서에 글을 쓰고 싶다.

그냥 편하게 쓰고 싶다.

 

나는 현재 나의 마음에 솔직해지고 과장하지않고 있는 그대로 보려고 애쓰고 있다. 내 감정에 판단하지 않고 솔직하게 받아들고 싶다.

 

자유로운 내가 되고 싶다.

 

#2. 아들들

첫째가 난감해하며 나에게 와서 도움을 청했다.

무슨 일이야?”

내가 놀래켜서 사과했는데 계속 삐져있어요.”

그래? 사과했는데 계속 그래? 같이 가보자.”

 

둘째가 3단계로 화가 났음을 나타내는 모습으로 다리를 감싸고 머리를 파묻고 있다.

윤아. 화가 많이 났구나. 괜찮아?”

(머리를 가로 젖는다.)

기분이 어때?”

“(웅얼거리며)형아가 놀래켜서 화나요.”

형아가 놀래켜서 화가 났구나.”

내가 싫어하는거 알면서도...”

싫어하는거 알면서도 놀래켜서 화가 났구나.”

(끄덕끄덕)

또 어때?”

짜증나요. 계속해서.”

계속해서 짜증도 났구나.”

(끄덕끄덕)

그래서 형아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

형아가 안하면 좋겠어요.”

그래 형아가 이제 안하면 되겠네.”

그리고 형아한테도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지요.”

 

그래. 그럼 형한테 왜 그랬는지 물어보자. 형아는 동생한테 왜 그랬어?”

그냥 장난치고 같이 놀고싶었어요.”

장난치고 같이 놀고싶었구나. 그런데 동생은 기분이 어때?”

화나고 짜증났어요.”

그걸 보니 너는 어때?”

윤이한테 미안해요.”

 

윤이는 형아 이야기 들으니까 어때?”

형아가 이제 사과하고 안하면 좋겠어요.”

 

하루에 몇 번이고 반복되는 장면이다. 마음을 알아주기 시작하니 모두 상처 없이 대화가 된다. 아이들도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하는 모습이 안심되고 기특하다.

 

#3. 엄마

점심에 감자수제비를 했다.

신김치 한 접시에 감자수제비.

아이들과 맛나게 먹고 나니 엄마 생각이 났다.

점심은 드셨나...

 

엄마 뭐해?”

아이고 오지랖도 오지랖도 그런 오지랖이 없다. 자기 마누라는 아픈지 어떤지 신경도 안쓰고. 아이고. 그거는 머라고 부르노? 바보라고 해야되나 천치라고 해나되나

 

무슨 사단이 났구나. ...

 

내가 너그 아빠 때문에 못산다. 자기는 천당가고 나는 지옥갈끼다. 그리 피곤하다 하면서도 동네 할매 병원 데려다 준다고 부산까지 갔다. 내가 참. 자식없는 노인네면 이해가 되지. 아들이 셋이나 되는데 자기가 머라고 그까지 가는데. 나는 도통 이해가 안된다. 안되. 오지랖도 오지랖도.”

아이고 우리 엄마 진짜 속이 뒤집어지겠다.”

자기가 빌려준 것도 말을 못해서 받지도 못하고. 아이고. 남한테 싫은 소리는 한 마디 못하고. 할꺼 안할꺼 다챙기주고... 너그 아빠는 도대체 머하는 사람이간 모르겠다.”

엄마 진짜 답답하겠다.”

 

평생 누구한테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고 사시는 우리 아빠가 짠하고 답답하다. 그 옆에서 누구보다 울화통 터져하며 악역을 자처하는 우리 엄마가 애잔하고 걱정된다. 한참을 그렇게 푸념을 쏟아내신다.

 

엄마가 계속 화내니까 듣기 싫제?”

아니 나는 엄마가 진짜 속상하고 화날 것 같아. 근데 화나는 마음 때문에 엄마가 아플까봐 걱정되.”

그래도 너그 아빠가 그렇게 잘하니까 동네 사람들이 전부 너그 아빠 좋아한다 이이가.”

 

화는 한 풀 누그러들고 어느새 아빠 자랑으로 이어진다. 신기한 일이다.

 

 

 

 

마감시간을 지켜서 안심된다.

하루살이 인생은 늘 긴장감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