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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그만큼 열심히 해왔으니 놀고 쉬어도 돼.

김아영(산) 2022. 7. 29. 22:00

오늘은 참 이상한 날이다.
근무중 집중이 덜 되어도 맘이 좀 편하고,
퇴근후엔 엄마랑 저녁먹고 수다떨고
내일 일정있지만
집에돌아와 맥주 짝은 한캔 따며 책을 잠시 본다.

근무 중 일 진도가 안나가면 이러다 큰일나. 불안과 초조. 자책. 해봤자 어차피 진도는 안나가지만 곰같은 무게를 지고 집까지 왔었는데
내일 일정이 있으니 곧바로 집에와
얼른 준비하고 잠자리 들어야하는데
오늘은 엄마랑 시간을 보내고 들어와 화초 물도주고 맥주하나 따서 책을 펴고 앉았다.

이대로 죽어도 괜찮은가?
슬프긴해도 썩 괜찮은 오늘이다.
하루를 마치고 떠올리는 질문인데 오늘 아쉬움 없이 살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오늘 아쉬움 없이 살자면서도 내일의 ~까봐를 준비하는 데 마음을 썼구나. 허허.

엄마랑 수다떠는데
요즘 퇴근하고 놀러다니는 얘기를 하면서 처음엔 이게 일하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봐 부담되고 뭘 잘못하는 느낌이 들었다 했더니
엄마가
그만큼 열심히 살았는데 놀고 쉬고도 해야지.
했다.

그말을 들을 때는
뭘 그리 열심히했나 내가?
늘 놀고 먹고 틈틈이 여유부리고 농땡이 치고 다했는데. 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짜다리 잘하게된 것도 없는데...하면서.
그런데 맥주캔을 들고 가만히......생각해보니

그게 내가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는 근거가 되나?
놀고 먹고 쉬고. 즐길거 즐기면서 했으면 열심히 안 한게 되나?

그래도 열심히 한 건 한 거야.

좋지 못한 결과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근거가 되나?
아니다. 내가 속상하다는 근거는 되지.

그래도 열심히 한 건 한 거야.

내 옆에 누구에게라도 나는 이렇게 말할 것 같다.
평온하다.

<사진의 책은. 로저스. 진정한 사람되기>

그러면 쉬고 놀 자격은 열심히 한 사람에게만 있나?

아니다.
쉬고 싶으면 쉬고. 놀고 싶으면 쉬고.

나는 그것을 하고 싶나? 이게 핵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보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왜 그렇게 살고 싶은가? 이게 핵심. 본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