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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나의 소소한 일상

마음 풍경 2022. 7. 31. 23:39

# 맨발 걷기
보름 전부터 맨발 걷기를 시작하였다. 산책로에서 우연히 맨발 걷기 하는 분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고 어디선가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충동적으로 신발을 벗었다. 맨 발이 되자 어색하고 내딛기가 주저되었지만 흙의 감촉을 느끼는 순간 온몸이 날아갈 듯 자유로워졌다. 지금까지 수많은 세월 동안 신발 속에 꽁꽁 갇힌 채 얼마나 갑갑했을지 발에게 미안해지기까지 했다.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흙길을 걸으니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충만해지는 걸 느꼈다.
맨 발로 걸으면서 느낀 감정은 작은 돌멩이들이 발에 박히는 짜릿함과 생생함, 땅에 떨어진 전나무 잎의 부드러움과 포근함, 습기 머금은 촉촉한 땅의 서늘함과 상쾌함, 지표면 나무뿌리의 묵직한 시원함과 즐거운 쾌통, 울퉁불퉁한 땅이 주는 두려움과 불안감, 평탄한 대지의 너그러움과 편안함, 몸에 전해지는 가벼움과 충만함, 아래를 보고 걸으면서 개미나 지렁이가 다치지 않도록 마음 쓰이는 자비심, 자연의 경외감과 환호, 동식물에 대한 죄스러움과 고마움, 걸어가는 길이 우리네 인생과 같음을 깨달음, 할 만하다 살만하다는 자신감과 더불어 잘살자는 겸손함 등이었다.
이렇게 맨발 걷기를 하면서 땅이 주는 삶의 미학을 느끼는 요즘의 나의 소소한 일상이 참 좋다.
# 연수 소감
편안님의 여름방학 연수를 듣고 잘 듣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 이유는 잘 들어야만 공감을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들을 청(聽)의 한자어 풀이는 왕 같은 귀로, 진지한 눈빛과 진심을 담아서 듣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나는 연수를 통해 잘 듣는다는 것이 귀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고 기(氣)로 듣는 게 아닐까 싶었다. 몸의 기운이 헛되면 귀로, 입으로 들어도 집중이 안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공감은 주객 일치, 실재, 있는 그대로 들어야 한다. 나와 대상이 일치되기 위해서는 경험이 다른 데서 오는 인지적 왜곡, 문화적 차이, 몸과 마음의 불평형을 넘어서야 한다. 따라서 완전한 공감은 지식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건강한 기, 꾸준한 연습(학습과 경험)으로 터득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