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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의 이론·기법] 사실지향적 대화와 관계지향적 대화

김정석(소망) 2021. 9. 9. 10:56

[공감교실의 이론·기법] 사실지향적 대화와 관계지향적 대화

교사공감교실 대표 김창오 (tmaum@daum.net)

대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사실지향적 대화와 관계지향적 대화로 나눌 수 있다. 교사와 부모가 이를 잘 구분해서 사용한다면 아이들과 잘 소통할 수 있다.

사실지향적 대화는 ‘지금 몇 시니?’와 같이 정보를 묻고 답할 때, 혹은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와 같이 업무 보고나 지시를 하는 등 일을 할 때 사용된다. 또한 교사가 수업 시간에 지식을 가르치고 설명을 할 때, 혹은 부모가 자녀에게 잘못을 지적하고 바른 판단과 행동을 하도록 설득할 때에도 사용된다. 이 대화는 사실과 정보를 잘 주고받는 것이 목적이므로 이 대화의 생명은 진실성있는 내용에 있고,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용건만 간단명료하게 전하는 것이 좋다.

이와 달리 관계지향적 대화는 대화를 통해 서로 친해지고 인간적인 신뢰가 커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서로 친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 입장에 서서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상대를 인정하거나 격려하는 대화가 적합하다. 예를 들어 ‘그랬다면 몹시 속상했겠다.’와 같은 공감이나 ‘너는 어쩜 그렇게 친절하니?’ 와 같은 칭찬·인정이 대표적이다. 관계지향적 대화를 하다보면 몇 시간이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긴 시간동안 대화가 이뤄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처럼 쓰임이 다른 두 가지 종류의 대화가 상황에 맞지 않게 사용되거나 두 사람 사이에 원하는 바가 다르면 대화는 단절되고 관계에 벽이 생기게 된다. 특히 한 사람은 관계지향적 대화를 원하는데, 다른 한 사람은 사실지향적 대화로 반응하는 경우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또한 두 종류의 대화를 동시에 원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상대의 말을 들을 때 상대가 지금 어떤 대화를 원하는지를 잘 헤아려 그에 맞게 반응하는 것이 소통으로 가는 길이다. 다음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 2교시가 쉬는 시간. 급한 공문을 처리하고 있는데 반 아이 하나가 찾아왔다.
학생 : (표정을 찡그리며, 조심스럽게) 저~ 선생님. 조퇴 좀 시켜주세요.
교사① : (일을 하다 돌아보며) 왜?
학생 : 몸살이 난 것 같아서요.
교사② : 그래? 그렇지만, 오전도 안보내고 조퇴하는 건 좀 그렇잖아. 4교시 마치고 가
학생 : … 그래도 좀 보내주세요. 앉아있기도 힘들어요.
교사③ : 그럼 한 시간만이라도 참아보고 더 있다가 다음 시간에 다시 내려 와봐.

위 사례에서 학생이 한 말 ①~③은 표면적으로 보면 ‘조퇴를 허락해 주세요’라는 사실적인 요청을 하고 있는 사실지향적 대화이다. 그러나 학생의 내면을 보면 지금 몸이 아프고 마음이 불편하다. 그래서 ‘조퇴가 필요하다’는 정보를 전하는 것 외에도 자신의 불편한 몸과 힘든 마음 상태를 헤아려 달라는 관계지향적인 반응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다. 그러나 교사 ①~③의 반응은 사실지향적인 대화로 일관하고 있다. 학생의 입장에 서지 않고 교사의 입장에 서서 사실적인 정보를 전하고, 지시와 설득을 하고 있다. 소통되지 않고 막힌 상태이다. 이 대화는 아이의 마음을 닫게 하고, 관계를 멀어지게 한다.

만약 이 사례의 교사가 학생 입장에 서서 관계지향적인 대화로 반응한 후, 교사 입장에 서서 말하고 싶은 바를 전하면 아이 마음은 열리고 두 사람의 관계는 더 좋아지면서도 교사의 입장도 잘 전할 수 있다. ④~⑥은 관계지향적으로 대화를 한 예이다.

학생 : (표정을 찡그리며, 조심스럽게) 저~ 선생님. 조퇴 좀 시켜주세요.
교사④ : (일을 하다 돌아보며) 표정을 보니 뭔가 불편한가 보구나.
학생 : 네. 몸살이 난 것 같아서요.
교사⑤ : 그래? 그럼 몹시 아프고 견디기 힘들겠구나. 네가 어지간하면 수업만큼은 빠지려 하지 않을텐데, 참아보려해도 도저히 참기 힘들만큼 몸이 불편하단 얘기구나.
학생 : (표정이 펴지며) 네. 선생님. 참아보려 했지만 도저히…
교사⑥ : 그래. 나도 그런 널 보니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크구나. 그런데 오전에 조퇴하는 건 좀 그런데, 혹시 조금만 더 참아보다가 점심시간에 조퇴하면 어떨까?


* 이 글은 한국일보에 게재되었던 교육칼럼 '통선생과 상담하세요.'를 일부 발췌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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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제목: 사실지향적 대화와 관계지향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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