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칭찬이 보약!!!
김승배 2013-03-07
아침 조회 시간에 아이들에게 칭찬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부탁 좀 하려는데... 샘 너무 힘들고 짜증도 난다. 2월에 맨날 자고 놀고 했는데
매일 밤 10시까지 야자감독하고 상담하는 게 너무 힘들다. 체력이 딸린다.
게다가 딸이 중1이 되었는데 맨날 저녁에 혼자 있다. 엄마도 밤 8시가 넘어서 오고...
걱정이다. 전화해 보면 딸이 신경이 곤두서 있다. 혹시 뭔 일이 있나 걱정되고...
내가 내 딸을 두고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짜증난다.
그래서 부탁하는데 나 힘 좀 내게 칭찬 좀 해주라.“
말하는 동안 아이들의 얼굴 표정 변화가 놀라웠다.
너무나 따뜻한 표정으로 내 말을 주의 깊게 들으며 미소 짓고 있었다.
특히 저녁에 혼자 있다는 말에는 ‘그건 안되는데...’라며 반응했다.
이어 서너명의 아이들이 칭찬을 해주었다.
“선생님은 일학년 샘 중 최고 선생님 아니세요?”라고 되묻기도 하고,
“제가 만난 담임선생님 중 최고의 선생님이세요!”라고도 했다.
애들도 같이 웃고 나도 같이 웃으며 갑자기 힘들었던 마음이 눈녹듯이 사라졌다.
내 표정이 순식간에 달라지는 걸 느꼈다.
근데 사고를 쳤다. 갈수록 칭찬이 과해지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아니 뭐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라고
대방에서 가끔 들었던 그 멘트를 날리고야 말았다.
근데 애들이 그런다. “칭찬을 왜 부정하세요?”
헉;; 이런! 말에 걸렸구나. 맘을 보지 못하고.
또 내가 한다는 말이 “아! 미안” ㅠㅠㅠㅠ
대방 공부 제대로 안한 티가 나는 상황이 계속된다.
어쨌든 대충 수습하고 아이들에게 칭찬을 돌려주었다.
돌아서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고 힘이 나고 얼굴이 활짝 피어났음을 느꼈다.
야! 이거 정말 재밌구만.
담임 하면서 애들에게 수많은 칭찬을 날렸지만 칭찬을 요구한 적은 없었다.
그것도 개학 4일만에. 그런데 어설프지만 해보니 힘이 나고 애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애들도 더 친근하게 느끼는 눈치다.
신난다.
공감교실에 글 올린 세상님이나 열음님의 글을 보고 용기를 내서 시도해 본 거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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