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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교실길잡이 연수(만남,따뜻한 관계편 기초1기)를 시작하며(열음)

김수진(열음) 2022. 3. 31. 18:41

1. 지금 여기는 2022년 3월 마지막 날의 열음입니다. 노트북 앞이구요.

4년 만의 담임,, 먼길을 돌아 다시 제 자리에 선 것 같은 그 느낌이 참 좋다. 담임을 하지 않았던 지난 3년,, 내가 꾸린 학급의 가장 중요한 사람은 큰 아이 연우였다. 굳이 가지 말라고 했던 그 길을 굳이 가면서 참 많이 힘들어 했고, 나도 육체적으로는 학교 생활을 하며, 새벽 5시에 일어나 먼 거리로 학교 다니고, 저녁 11시까지 실기를 해야 하는 아이를 픽업하는 것이 내 일상의 전부였다. 그 아이를 잘 챙기고 싶어서 선택한 일이, 남들이 보면 웃을지 모르지만, 연구혁신부일과 교무기획부일이 학교에서 내가 챙길일이었다.

그렇게 학교 전체의 큰 그림을 그리고, 실행하는데, 그럭저럭 재미있긴 한데, 감동은 없다. 허전하다. 그래서,, 기어이 2022년 담임을 쟁취했다. ^^ 담임을 하면서 보니 시간이 정말 많이 남는다. 왜~ 교무실에서 나만 고개들고,, 다른 선생님들은 일하는데, 나 놓친 것 있나 두리번 거리고, 학교 복도와 이곳 저곳을 누비며 아이들을 어떻게 사는지 게속 어슬렁거린다. 수업은 힘들지 않고, 만나는 아이들은 예쁘고, 학부모들은 힘들지 않고 편안하다.

왜? 왜? 왜?... 역시 걱정도 병이 된다. 그래서 코로나에 확진되었다. 다행스럽게 몸이 힘들지 않는다. 이번주 길잡이 연수 일정 잡아야 하는데, 그래서 큰 그림을 그려야 했는데, 이 또한 다행스럽다. 약을 먹으면 좀 졸리지만,,, 격리중이라 식구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남편, 둘째 아이는 5분 거리의 친정집에 짐 싸가지고 나갔다.), 일어나고 싶을때 일어나 밥 먹고, 음악 듣고, 또 약 먹고, 졸리면 자고, 학급 아이들 카톡 오면.. 답 달고,, 그렇게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연수를 시작하며 김창오 선생님의 십여년이 정리된 연수를 거칠고 가볍게(?) 보았다. 그러면서 나의 지난 10년도 돌아 보아진다. 잘 살았나? 잘 산것은 모르겠고, 그냥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그렇게 살았더니. 지금 내가 여기 있는 거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일이 없어 보였나? 아님 너무 편안해 보였나? 바빠 보여야 하는데, 편안 선생님이 나에게 이 연수를 주관해 보라고 할때 부담스러웠다. 왜냐하면 내가 일하는 스타일이 있는데.. 상당히 까칠한 성향이라,, 나를 들들 볶으면서 일을 하고,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보는 상대에게 소심하게 혹은 대범하게 화를 내며 일을 한다. 게다가 혼자서 일을 진행하며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는 성향인데,, 근데 이제는 몸에 기력도 없어.. 상대에게도 무엇보다 나에게도 화 내기 힘들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했다. 바쁜 가운데 마음 내신 분들이 할 수 있게 잘 돕기는 하되, 배움은 각자의 몫이다. 배우고 익히신 만큼 가져가는 것이고, 나는 장만 열자. (어~ 이러고 보니 있어 보인다.) 나도 연수 참가자로 그렇게 함께 해보는 거다. 그리고 함께 하는 분들이 행복하게 가도록 하자... 그럴러면 내가 행복해야겠다. 지금.. 나는 연수를 앞두고, 행복하고, 행복하다. 그리고 하면서 유연하게 고쳐가며 하는거다. 일단 해보는 거다. 

3개월의 긴 여정과 깊은 만남 속에서 어떤 나를 만나게 될까? 어떤 우리를 만나게 될까?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까? 

6월말.. 참 좋은 그대들, 그리고 그 안의 참 좋은 나를 소망하며,, 그렇게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