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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교실길잡이연수(만남,따뜻한관계편 기초1기)를 시작하며(다홍님)

알 수 없는 사용자 2022. 4. 1. 22:34

  나는 2019년에 신규 임용된 교사이다.
  제나이(?)에 선생님이 되었다면 일을 시작했을 나이보다 7년이나 늦게 선생님이 되어서 처음에는 참 조급하고 학교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참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선배 교사님들이 부탁하는 일을 전부 "네!" 하고 다 하면서 1년이 지나니, 나는 그당시 나의 부장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다..ㅎㅎ) 뭔가 '항상 바쁘게 일하는데 뭐를 하는지는 모르겠는' 그런 교사가 되어있었다. 분명 일을 엄청 많이 하는데 실제로 남에게 보이는 '손예슬' 이라는 내 이름으로 하는 일은 없는(항상 누군가의 일을 대신 해 주었다), 그래서 늘 허탈하고 지치고 진이 빠지는 교사였다. (물론 아이들과의 관계도 참 서툴렀던 것 같다.)

  공감교실을 알게 된 것은, 우리 학교의 '김*수' 선생님께서 내가 신규 때 3월 점심시간에 신규교사들을 불러 '입으로 듣기'를 알려주시고, '감수성 훈련'을 추천해 주시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가고 싶어서 전화까지 했었는데 울산에서 열리는 숙박형 연수라서 당시 운전에 아주 서툴렀던 내가 들을 수는 없었다. 지금도 참 아쉽다. 조금 더 용기내었더라면!) 그리고 에듀니티 교사리더십 연수도 그분의 추천을 받아서 들었는데, 들으면서 다양한 학생의 특성에 따라 대화 방법도 달라야 한다는 것과 개인파워를 가진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였고, 그러면서 아이들을 정해진 틀대로 꽉 잡아서 교육을 시켜야한다는 부담감이 스르르 녹았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을 대하면서 늘 타인의 일에 관심을 갖고 친절하고 밝은 나의 특성이 관계에서 좋은 방향으로 발현이 되고 학생들과의 관계도 잘 만들 수 있었다.

  작년에 공감교실과 더 깊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자기사랑법' 연수를 통해서였다. 자주 도움을 받는 국어교사질문방(1500명이 있는 공간)에 자기사랑법 연수 홍보물이 올라왔다. 연수의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고 그때 시작하면서 썼던 글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나는 나를 참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형편도 어렵고 마음이 힘든 우리 아이들에게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 연수를 듣게 되었다'라고 썼다. 사실은 '자기사랑법' 연수는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는데... 자기사랑법 연수를 통해 월요일 저녁, 평소였으면 밥먹고 힘든 몸을 이끌며 잠에 들었을 시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하고 지지하며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온)공감교실에 참여할 수 있었고, 내 개인적인 일로 자기사랑법 3단계를 결석하게 되면서 2학기에 공감교실에 잠수를 타게 되었지만...

  공감교실을 떠나있는 시간, 마음은 그 공간에 남아있고 싶어서 이기적이게도 단톡방에 머물러 있었고 단톡방에 카톡이 쌓이는 것을 보며 미안하고 찝찝하고 마음은 무겁고 아쉽고... 카톡을 켤때마다 수많은 감정들이 들었다. 그런데 11월경 학교에서 그 '사건'이 생겼다. 작년에 나와 개인적으로 불편한 일이 있어 감정이 남아있는 부장님이 우리 반 학생에게 심한 욕설을 한 것이다. 나는 나 때문에(내가 싫어서) 우리 반 아이도 미워보여서 욕설을 한 건가 하는 죄책감과 처참함, 보육시설에 사는 우리 반 학생이라 지켜줄 부모가 없어서 저렇게 심한 욕을 하였나 하는 부장님에 대한 증오와 미움, 사소한 일로 세상에 태어나서 들을 필요가 없는 욕을 들은 우리 반 학생에 대한 안쓰러운과 애통함 등 그 일을 겪으면서 불쑥불쑥 참 많은 감정들이 순간에도 너무 많이 올라왔다. 그래서 우리 반 아이가 주먹을 꽉 지고 얼굴이 벌개져서 나를 애타게 찾았던 그 순간부터 내가 어떤 반응을 해야하는지 모르겠고 머리가 하얘졌다.

  나는 내 마음부터 진정할 만남일기가 필요했고, 학생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함.마.비.가 필요했다. 오랜만이라 어색하고 반가운 만남일기를 쓰고 학생을 불러서 함마비를 하면서 좀 아쉬워졌다. '내가 지속적으로 공감교실에서 활동을 했다면 이런 상황에서 학생을 더 도울 수 있었을까?' 그래도 부족한 내가 쓴 만남일기와 함.마.비.도 학생에게 그리고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꼴도보기 싫은 부장님이 우리 학생에게 사과할 수 있도록 우리 둘이 상황을 만드는 용기를 냈으니까. 그리고도 오랜시간 망설였는데 2022년 2월, 부족한 사례발표로 돌아온, 쑥쓰럽고 미안하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돌아온 나를 받아주고 위로해 주시는 (온)공감교실 선생님들을 보면서 이곳은 정말 따뜻하고 포근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다시 (온)공감교실에 참여를 하고 있고 4년 전 '언제나 일을 많이 하지만 뭐를 하는지는 모르겠는 교사'였을 때에는 꿈도 꾸지 못할 부장교사를 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 물론 필요하지만 이제 나는 내 감정을 더 잘 알고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왔을 때 그걸 내리는 법을 알고 사람들을 돕고 싶은 내 본심도 안다. 그래서 올해 힘든 자리가 비었을 때 내가 하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고, 이제는 타인의 인정보다 나에게 훨씬 더 중요한 내 본심대로 살고 싶다. 

  내가 공감교실길잡이 연수를 듣는 이유는 아주 거창하다. '자기사랑'으로 출발해서 나와 인연을 맺는 학생들과 만나고 함께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이 일은 하면 할수록(선생님은 겨우 4년차지만...) 학교의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일이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낀다. 그래서 학교의 선생님들도 함께 협력해서 성장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한 한 발짝을 내딛기 위해 공감교실길잡이(만남, 따뜻한관계편 기초1기)연수를 신청하게 되었다. 10년이나 20년 뒤에 이 글을 다시 읽고 조금 민망해하며 흐뭇하게 웃는 나를 상상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