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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제> (1~4차시) "마리 개관 영상, 책 읽고 교사로서의 자신의 관계 성찰하여 기록하기"

김수진(열음) 2022. 4. 14. 09:17

<나는 왜 이 공부를 계속 하고 있는가?>

지난 주말,  남편과 함께 엄마 모시고, 강원도 춘천에 다녀왔다.

엄마는 작년 하반기에 무릎 수술을 하셨다. 매년 15박 16일짜리의 해외여행을 4번, 5번 해가는 분이, 그것도 많이 활동적인 분이 다리를 디딜때마다 힘들어한다. 게다가 지난 코로나 3년으로 해외여행도 못나가니, 엄청 아쉽고, 게다가 몸도 마음도 아파 많이 우울해하셨다. 우울해 하니 인지 기능도 떨어지는 것 같다. 

남편은 엄마에게 "어머니, 아들이랑 말고 우리랑 살아요." 라고 했단다.

그랬더니 엄마는 엄청 든든해 하시며 "고맙네"라고 하셨단다.  우리 엄마는 남편과 내가 더 든든한가보다. 남동생은 늘 걱정스럽고, 

엄마가 마음이 아파서 2009년 12월,  서울로 이사를 오셨다. 아버지는 40대 중반부터 당뇨 합병증으로 큰 수술을 몇번 하셨다. 그 과정에서 엄마가 정말 힘들고, 갑갑하고, 서럽고, 못마땅하고, 슬프고, 버겁고 하는 마음에 60년을 살던 곳을 떠나 그냥 딸과 아들이 있는 서울로 올라오셨다. 듣기로는 친구들과 작별하며 엄청 우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10여년을 걸어서 5분 거리인 우리와 같이 살다가 6년전 쯤 돌아가셨고, 그 6년 동안 엄마는 그동안 하고 싶었으나 아픈 아버지로 인해 못하셨던(본인의 욕구이다. 내가 보기엔 93년 남동생과 나를 대학 보낸 이후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서 아버지를 모시고 가든, 혼자서 가든 하고 싶은 것은 다했다. 지금까지 가본 나라가 거의 80개가 넘는다.)

그 여행들을 하며 자유로웠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니 엄청 다운된거다. 

남편은 4년쯤 후면 퇴직하려고 한다. 그리고 나서 산에 나무를 심는 사업을 하려고 한다. 젊을 때도 새벽에 산행하는 것을 좋아했고, 지금도 집에 돌아오면 자기 안의 공간에 들어가 조용히 음악 듣고, 책읽는 것을 좋아한다. 전형적인 내향형인간이다. 

그런 남편이 최근 엄청 다운되어 있는.. 강제로 집에 칩거중인 외향갑! 인 엄마에게.. 제안한다.

* 남편 : 어머님~ 제가 뒤에 조림 사업을 하면서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하거든요. 이렇게 조합을 만들면 어머님이 우리 조합의 '이사장'님을 해주셔야 해요. 아셨죠.

* 엄마 : 아이고~ 내가 뭘한다고. (좋아한다.) 

* 남편 : 아니.. 어머님. 어머님 처럼 나무에 대해 잘 알고(엄마는 어디에 가든지 나무 이름 보고, 꽃 피었다 좋아하고, 광주에서 서울로 이사올 때 화분 짐만 트럭 1대였다.) 게다가 사람들 계속 연결해서 조직도 잘하시고, 말하는 것 좋아하고(초등학교 교사출신이다), 얼마나 능력 있으십니까? 제가 어디서 이런분 모시겠어요. 꼭 해주세요. 어머님~ 

* 엄마 : 글쎄.. 나, 너무 늙었잖아. 이미 70 중반이 되어가고, 무릎도 안좋고,, (근데 표정은 밝다.)

* 남편 : 아니,, 어머님이 안해주시면, 저희는 조합을 만들 수 없어요. 그러니 꼭 해주세요. 우리가 나무 있는 좋은 곳들 다니면서 함께 공부할테니.. 어머님도 함께 하시면서 저희에게 조언도 해주시고, 법인카드(이건 엄마 카드)로 밥도 사주셔요.  

* 엄마 : 그래.. 밥은 내가 살 수 있어. 내가 연금 나오잖아. 근데 수진이도 학교를 그만 두었으면 좋겠는데, 자네가 4년뒤에 퇴직하고, 그리고 나서 조림 사업을 하면 50대중반이잖아. 근데 혼자서 하긴 힘들고, 나는 이름뿐인 사람일거고.. 

* 나 : 엄마.. 엄마는 왜 내가 5년쯤 후에 그만 두었으면 좋겠어? 

* 엄마 : 응. 인생 짧아요. 뭐하게 학교에 30년이상 있냐? 그리고 아이고~  학교는 힘들어요. 밖에 나오면 얼마나 놀 것 많고, 볼 것 많은데.. 뭐 하게 학교에 있어?

* 나 : 아~ 우리 엄마가 학교 근무하느라 많이 힘들었지. (엄마는 전남의 초등학교에서 근무하셨다. 광주에서 출퇴근에 1시간 30분 이상 걸리셨고, 버스나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닌적도 많다. 게다가 기계 조작을 무서워해서, 운전도 안하신다. 다만 학교에 누군가가 운전하시면 그 차로 카풀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아예 관사에 살았던 적도 있으셨다. 그래서 나랑 동생에게 지금도 잘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 많이 미안해 한다. )  

* 엄마 : 응.. 힘들었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으니.. 동생에게는 미안했고, 너는 큰딸이라 든든했고, 근데 그것도 다 추억이다.  (엄마는 아버지가 큰 수술을 하고,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다니기 시작한 50대 초반에 명예퇴직을 하셨다. 이야기 들으니 그 나이가 내년의 나다. )  

* 나 : 그래.. 엄마가 우리를 생각하면 많이 미안하고, 나는 든든할 것 같아. 그럼. 엄마는 내가 명예퇴직하고 뭐했으면 좋겠어~

* 엄마 : 응,, 나는 니가 10여년 전부터 공부하고 있잖아. 법륜 스님하고도 공부도 하고, 그 공부한 것 썼으면 좋겠어. 남편 이 하는 일도 돕고, 시간날 때는 공간을 만들어 상담도 하고, 진짜 좋은 일이잖아. 사람을 살리는 일 같고(엄마가 정말 마음이 힘들었을때 상담을 하셨고, 상담과 함께 불교 공부를 하면서 몸이 정말 좋아지셨다.), 우리 딸이 그렇게 살면,, 힘들지 않고 편안할 것 같아. 세상에 아픈 사람들 많아요. (이건, 엄마가 아프다는 거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이 운전도 못하고, 무릎도 아픈데 나 한살이라도 젊을 때 데리고 같이 놀자는 거다. ^^ 우리 엄마 어디를 모시고 갈때 마다 계속 학교를 그만두란다. 그 말이 어~ 너랑 같이 오니 참 좋다로 들린다. 그래서 그 말이 든든하고 안심된다. ) 

* 나 : 엄마는 내가 공부했던 것을 좋아해주고, 지지해주네. 나는 기뻐. 곁에서 지켜보면서 힘이 생겼다는 말로 들리고,

근데, 엄마~ 나는 그게 너 학교 그만 두렴.  왜냐하면 송서방과 함께 다니는 것은 살짝 부끄러우니.. 너가 나랑 같이 놀아주라.. 라는 말로 들리네. 게다가 최근 무릎까지 불편해 져서,, 더 그럴 것 같아. 

* 남편 : 아~ 어머니~ 수진이는 제가 지금부터 우리 조합의 총무를 시켜야 해서, 경리 공부를 시킬거구요.  저랑 어머님이 조합 만들어 놓으면 뒤에 합류시켜요. 이 사람은 학교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제가 요즘 보니 지금 처럼 표정이 좋을 수가 없어요. 무엇보다 학교의 어떤 아이들과도 잘 지내고, 학부모들과도 지내는 것 처럼 보이는데.. 저렇게 좋아하는데 그만두라고 하지 말구요. 정기적으로 월급 나오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사장님~ 그래야 조합 운영이 더 원활하지 않겠습니까? 

* 엄마 : (웃으며) 알았네, 사무국장 말이 그렇다면 들어 주어야지. 

이 이야기를 나누며,

1. 엄마에게는 반갑다. (왜냐하면. 엄마가 내가 하고 있는 마리 공부를 든든해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표현을 한번도 구체적으로 들은 적은 없는데, 한번도 학교는 그만두라고 했지, 이 공부는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 ) 

1-1. 엄마에게는 안심된다. (왜냐하면 엄마가 나랑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늘 표정이 편안해지고, 더 안심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 남편에게는 고맙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기에 남편은 나의 모든 일들 - 그게 학교든, 공감교실일이든, 일 중심적인 내가 하는 모든 일들에 대해 존중해주고, 이해해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1. 남편에게는 고맙다.(왜냐하면 내가 생각하기에 남편이 엄마도 잘 챙겨주고, 엄마를 유쾌하게 해주어 지금 우울한 상태를 벗어나게 해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 나 : 안심된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기에 엄마가 내가 하고 있는 십여년의 공부로 인해 내가 많이 편안해지고, 엄마는 그래서 편안해진 나와 자신의 삶을 공유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가? 어떤 교사이고 싶은가?

* 학교가 아닌 어떤 공간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도, 그도 살리고, 나도 살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구보다 엄마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다. 나에게 엄마는 늘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상대이다.

* 내 감정도 수용하고 상대들의 감정도 수용해가는 교사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