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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아이들과 연결되는 시간

서경미(여유) 2022. 8. 20. 15:33

마리를 다시 공부하기전에는 아이들과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열정적이던 초임시절 아이들에게 마음으로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뜨겁게 데이고 남은 마음이 없어 차갑게 식어버렸던 경험때문인지 아이들에게 가까이 가는게 두렵기도 주저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아이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좋은 교사라고 생각했다.
마리 공부를 하면서 그 집단 안에 나는 없었다는 아쉬움이 생겼다. 나도 이해받고 진심으로 이해해주며 연결되고 싶어졌다.
1학기 어느날이었다. 집에서 아이와 어린이집 가는 문제로 실랑이를 하고 늦어서 조급한 마음으로 학교에 갔다. 수업을 시작하려는데 아이들이 보이지 않고 자꾸 내 마음이 올라왔다.(만남일기를 얼른 해볼껄..)그래서 1교시를 시작하기 전에 교사 책상에 걸터앉아 아이들에게 우리 마음을 좀 나누고 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착한 우리반 아이들(초등 2학년)은 동의했고 나는 마음을 풀어냈다.
나: 선생님 오늘 좀 힘들고 속상해.
아이들: 속상하셨구나.. 왜요?
나: 샘 아들이 오늘 어린이집에 안가겠다고 떼를 썼어 ㅠ 출근해야하는데 늦을 것 같아서 조바심도 나고 화가나서 아침부터 화를 냈어
아이들: 화가나셨구나..
그 중 한 아이가 "저도 유치원 다닐때 많이 그랬어요. 근데 그렇게 하고 엄마한테 미안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들이 입을모아 자기 이야기를 했다. 순간 반 아이들에게 귀여운 마음과 우리 아이도 저렇게 나한테 미안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은 그럴 수 있는데 내가 조급하고 지친 마음에 화를 냈구나 싶어서 속상한 마음이 누그러졌다. 사실 일하는 엄마로서 아이를 기다려주지 못하는 서글픈 마음도 조금 올라왔다.
한 아이: 저는 오늘 엄마가 아침에 밥 늦게 먹는다고 등짝을 때려서 속상했어요. 아침일기에도 썼는데...
나: 그래? 그럼 그 얘기 좀 같이 나눠볼까?
그렇게 아이들과 함마비를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물론 1교시 국어는 마음나누기 시간으로 바뀌었지만 나도 아이들도 서로 연결되는거 같아 따뜻해졌다. 엄마로서 선생님으로서 나는 아직도 여유가 없고 조급하다. 그래도 이렇게 연결되어가니 내가 있는 곳이 따뜻해지는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