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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호. 칭찬리필로 아이들 마음 리필하기

홍석연(봄) 2021. 5. 25. 11:04

김승배 (달콩아빠)

 

1학기에는 수업 시작할 때마다 모든 학생들에게 기분을 물어봤다. 2학기에는 나도 공감활동을 이렇게 시도하고 있다.

 

영찬이는 기분이 어때?”

 

좋아요~”

 

영찬이랑 같은 기분인 사람?” 여기 저기 손을 든다.

 

지수는 지금 기분이 어때?”

 

신나요!!!” “?” “곧 급식 먹을 생각하니까요ㅎㅎㅎ

 

같은 기분인 사람?” 모두 다 손을 들며 깔깔대며 웃는다.

 

희선이는 기분이 어때?” “집 가고 싶어요~” 대다수가 손을 든다.

 

샘도 빨리 집 가고 싶어.”

 

오래 걸리지 않으면서도 전체가 함께 집중하며 공감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활동이다.

 

2학기에는 칭찬을 난발하기로 작정하고 사정없이 칭찬을 날리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 우선 1학기의 기분나누기 활동으로 감정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으로 보였다. 교사인 나의 기분을 물어보는 경우도 있고, 1학기 평가에서도 좋았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두 번째는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면서 성적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자신감을 잃거나, 아예 공부를 접거나, 성적과 관련이 적은 쪽으로 진로를 잡은 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공부를 시켜보면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는 애들은 아니고 자신감을 잃고 무기력해졌거나 다른 쪽으로 마음과 힘을 쏟았을 뿐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자신감을 키워줄 방법의 하나로 2학기에는 칭찬을 사정없이 날리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시 현규야!!!”, “그렇지~~ 성준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 “좋아!!! 좋아!!! 최고야!!! 잘했어~~”, “넌 정말 집중력이 좋은 거 같아!!!”, “어쩜 그렇게 설명을 잘하냐!!!”, “... 멋진걸~~”

 

아주 짧게, 한 시간에 수없이 많이, 농담을 곁들여 하고 있다. 반달 가까이 했더니 뭔가 효과가 있는 느낌이다. 한 담임 선생님은 자기 반의 한 여학생이 내게 칭찬받았다고 엄청 좋아하며 자랑했단다. 사실 난 아주 짧게 했는데도. 감정기복이 심해 열심히 할 때는 분위기를 주도하지만 아니다 싶으면 한 시간 내내 엎드려 자는 여학생이다. 그날은 아주 활기차게 열심히 활동을 한다. “~~ 희수!!! 완전 좋은데~~잘하고 있어요!!! 훌륭해~~~”

 

1반은 학생들의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은 학급이다. 가정환경이 좋지 않거나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몰려있는 학급이다. 무기력한 느낌이 강하다. 2학기 첫 시간도 그랬다. 하지만 어떻게든 칭찬거리를 찾아서 사정없이 날리고 있다.

 

“1반 수업분위기가 완전 좋아졌어~~ 훌륭해!!! 기대된다!!!”

 

이런 종류의 집단 칭찬을 거의 매 시간 여러 번 반복해서 했다. 1반은 내 수업 직후에 수학시간이다. 수학을 너무나 힘들어하는 1. 수학교사는 그날도 수업진행이 힘들었단다. 그래서 한탄을 했더니 애들이 그래도 한국사 시간에는 수업태도 아주 좋아졌다고 칭찬 들었다며 자랑을 하더라는 거다. 그렇다면 1반 학생들도 칭찬을 어떤 식으로든 크게 의식을 한다는 말로 해석된다. 놀랍게도 오늘은 교실에 들어갔을 때 이미 모든 학생들이 허리를 세우고 앉아있었다. 와우!!! 폭풍 칭찬을 해줬다.

 

준혁이는 감정기복이 심한 남학생이다. 입학 초에는 학습 분위기를 주도하다가 4월부터 소홀해지더니 7월쯤에는 지적받는 학생이 되어 있었다. 2학기 초라서 그런가? 다시 입학 초처럼 수업을 주도하고 있다. “준혁이 최고!!! 3월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왔어~~ 기쁘다. 훌륭해. 기대된다. 멋져.” 아직까지는 잘하고 있다.

 

형훈이는 3월 입학하자마자 자던 학생이다. 중학교에서 쫌 놀던(?) 학생이었다. 그러다가 3월 중순쯤 일어나 그 이후엔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농담이나 팔씨름 등으로 친하게 관계를 맺어온 편이다. 그런데 2학기에는 하루도 자지 않고 수업태도가 아주 좋아졌다. 칭찬을 사정없이 해댔다. “형훈이 수업태도가 완전 좋아졌는데... 훌륭해!!!”

 

어느 날 같은 반 형서가 왔다. 학습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형서. 수업태도 좋아졌다고 칭찬해줬었다. “~~ 2학기 시험범위 어디서부터 시작해요?” “? ? 지금부터 공부하게?” “!!! 해보려구요~~” “~~ 대단한데. 기대된다~ 형훈아!!! 충분히 할 수 있어.”

 

속사포로 사정없이 무제한 에브리데이 리필되는 칭찬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는 꽤 빨리 긍정적으로 되돌아오는 느낌이다. 하지만 걱정도 있다. 아주 짧게 칭찬하면서도 농담을 곁들여 하다 보니 혹시나 의도와는 달리 상처를 받는 학생들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그러나 아이들의 말을 듣고 마음을 알아주고 나의 본심을 전한다면 그 해결책도 찾을 수 있으리라 믿으며 매일매일 신속하게 칭찬을 계속 아이들 마음속에 무한리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