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어떤 반에서 수업교사와 학생간에 다툼이 있었다한다. 그 반은 안타깝게도 무기력한 아이들이 많고 자기주장이 드센 두어명의 거친 반응들도 심심찮게 있던 반이어서 다른 반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써야하는 반이긴 했다, 평소에도. 다툼이 있었던 그 학생은 교사가 소리지르며 제지했으나 수업도중에 밖으로 나가버렸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문득 5교시에 내가 그 반 수업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걱정됐다.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을 못할 것 같았고, 드센 아이들이 더 날뛰거나 교사에게 조금은 함부로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잘못하면 불쾌하거나 쪽팔리는 샹황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일었다. 금요일 오후인데 나의 주말을 송두리째 망칠 수도 있겠다는 불안까지 올라왔다. 이럴 땐 내가 한없이 약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좀 전 까지 멀쩡하게 수업을 했던 나인데도.
밥을 먹으면서 마음을 살피고 자각하고 수용해줬다. 문득 나의 본심이 보였다. 나는 열악한 환경속에 사는 우리 아이들이 사회를 잘 배워서 똑똑하고 좋은 어른이 되길 바란다. 이 아이들이 바른 시선과 실천으로 우리 사회를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되길 바란다! 잘 사는 지역의 아이들 보다 더 품격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본심을 보고 나자 마음에 중심이 딱 잡히는게 느껴졌다. 자신감이 생기고 의욕이 났다. 두렵지 않았다.
그반 수업에 들어갔다. 소란했고 예의 거친 두명이 큰소리로 서로를 면박주며 분위기를 거칠게 몰아가고 있었다. 순간 들어보니 거칠지만 상대의 말을 받아들이는 한마디였다. 그래서 전체 애들을 향해 "어머 얘들아 **이가 ##이 말을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특별한 순간인데?" 했더니 애들이 "와~ 그렇네?" 라며 박수를 쳐줬다. 애들이 놀랍고 고마웠다. 쑥스러웠던 **이는 초하이톤의 큰소리로 웃어제꼈다. 묘하게 함부로 한다는 기색이 살짝 느껴지는 그 아이의 습관이(그 아이의 역동임을 알면서도) 오늘도 살짝 거슬린다. 제지하면 사이가 나빠지고 안하면 질서가 손상되는 난감한 순간. "그 웃는 소리는 꼭 미친년 같구요~" 라고 모른척 노트북을 켜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애들이 크게 공감하며 다들 웃었다. 나도 웃었다. 그아이도 민망한 듯 웃었다. 다같이 한 바탕 웃고 우리는 사이좋게 공부를 시작했다. 그 어느날 보다 재밌고 텐션 뿜뿜한 즐거운 수업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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