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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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본심이 무엇인지

서옥주(진심) 2022. 5. 3. 19:57

교사공감교실 마음공부를 하면서 알게 되는 사실은 점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본심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도 무엇인지 조금씩 더 보이게 될 수밖에 없고, 그것이 참 다행이고 고맙다.

지난 주 학부모와 통화내용이다.

학부모 : 선생님, 통화 가능하세요?

: ~ 말씀하세요.

학부모 : 제 아이 담임이 공정하다고는 말씀하시지만, 아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지 않은 것같아요.

: ,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말씀해보시겠어요?

학부모 : 아이가 늘 가해자인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오히려 피해자같아요. 속상하고 억울해요.(울먹이심)

: 많이 속상하고 억울하셨군요.

학부모 : (억울한 이야기를 많이 늘어놓으신다.)

마침 종이 치고, 나는 정서행동 검사를 하러 교실에 들어가야 한다.

: 어머님이 정말 원하시는 것은 ㅇㅇ 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고 잘 성장하기를 바라시는 것 맞을까요?

 

어머니는 더 하소연하고 싶으셨을 것이고, 나는 더 들어드릴 수 있었을 것인데, 아쉽게도(?) 거기에서 그쳤다. 한 시간 후에 담임 선생님이 상담실로 찾아오셨고, 담임 선생님은 그 아이가 얼마나 수업방해를 많이 하는지, 반 아이들이 얼마나 싫어하는지 등에 대해 말씀하셨다.. 담임 선생님의 고충도 이해가 갈 것 같았다.. 담임 선생님의 마음도 반영해 드리고, ㅇㅇ이가 친구들과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만들지,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조금 후에, 교장선생님을 만나고 온 ㅇㅇ이의 엄마 아빠가 찾아오셨다.

 

: 또 뵙네요^^(두 분은 지난달에  담임 선생님 호출로 한 번 오셨고 오늘은 교장선생님을 뵈러 왔다고 한다.)

학부모 : 그러게요. 이제는 학교 오는 일이 처음보다 겁이 나지 않네요. 저희는 ㅇㅇ이가 공부 잘하고 하는 것은 기대 안 해요.. 그냥 잘 성장하기만을 바래요.

: 그러시군요. 좋아요. ㅇㅇ이 반은 좋은 관계 만들기 집단상담을 진행하기로 했어요. 반 분위기가 더 나아지면 좋겠어요.

 

내가 아이들을 키울 때 생각이 난다. 다른 아이들을 본다 했지만 사실은 내 아이들만 더 잘 보고 싶었던 약간 어리석었던 때. 내가 풀지 못했던 어릴 적 과제들을 아이들을 통해 보았었던 날들이. 그때는 잘 볼 수 없었고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공부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내가 오늘 상담실에서 만난 ㅇㅇ이는 내 앞에서는 가만히 있는 편인데, 수업시간에는 돌변하여 튀고 싶고 방해를 많이 한다 하니 염려된다. ㅇㅇ이의 문장 완성검사에서 아무도 모르게 내가 원하는 것은 학교 짱이 되는 것이다' 라고  썼길래,

 

: 일진이 되고 싶은 거야??

ㅇㅇ: 학교를 잘 이끌어가는 짱이 되고 싶어요.

: 그러려면 싸움하듯이 친구들과 말하지 말고, 좀 더 부드러운 말을 써야겠네. 샘 말 따라 해봐. 이럴 땐 이렇게 하는 거야 ~~~

 

아이들이 바로 변하는 것이 눈에 보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싶지만, 자신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말, 공감으로 마음에 전달된 따뜻함을 여러 번 자꾸 느껴서, 자신도 그것을 전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렇게 오늘도 씨앗을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