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를 마친 후 남편과 함께 집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저수지 주변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여러 걱정거리들이 떠올랐고 남편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요즘에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이야기하며 나의 힘듦을 남편이 오롯이 수용해 주고 공감해 주길 바랐다. 그러나 내 바람과는 달리 남편은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개입된 말을 이어나가며 나를 허전하게 만들었다. 남편과의 대화가 진행될수록 답답하고, 외롭고, 막막하고, 서러워졌다. "자기야, 난 당신이 내 말을 그냥 그대로 수용해 주면 좋겠어. 아무 판단도 하지 말고 그냥 무조건적으로 받아주면 안 될까? 자기랑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벽에 가로막히는 느낌이야. 막막하고, 답답하고, 허전하고, 힘들고, 외로워." "내 얘기 듣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