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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호. 본심 찾기로 함께 하는 실장 선거

홍석연(봄) 2021. 5. 12. 15:25

추주연 (단풍나무)

개학 첫날.

 

이번에 나는 새로운 학교로 이동해서 미리 새학기를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아 답답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아직 아이들 파악이 되지 않아서 이번 주 내로 실장, 자치회 간부, 선도부 등을 뽑아서 명단을 넘기는 것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우리 반 임시 실장에 대해 샘들이 우려를 나타내니 걱정스럽기도 하다.

 

개학 2일차. 공감교실연구팀에서 구상하고 김창오 선생님께 피드백을 받은 방식으로 실장 후보 추천을 받았다. 포스트잇에 내가 바라는 학급의 모습, 추천 후보, 추천하는 이유를 적게 하였다.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은 ~반입니다.

그래서 이런 반의 반장으로 ~를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후보 추천>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은 활기찬 반입니다.

그래서 이런 반의 반장으로 000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항상 활기차고 재밌고 공부 잘하고 예의도 바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은 깨끗한 반입니다.

그래서 이런 반의 반장으로 000을 추천합니다.

성실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은 재미있는 반입니다.

그래서 이런 반의 반장으로 000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착하고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은 싸우지 않는 반입니다.

그래서 우리 반의 반장으로 000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친절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은 오늘만 산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반이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이런 반의 반장으로 000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은 자유로운 반입니다.

그래서 이런 반의 반장으로 000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00이는 활기차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은 평화로운 반입니다.

그래서 이런 반의 반장으로 000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착하고 성실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라는 우리 반은 모두가 함께 하고 즐거운 반입니다.

그래서 이런 반의 반장으로 000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분위기 조절을 잘하고 착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추천 쪽지를 하루 동안 게시하고 개학 3일차에 동아리 시간을 빌려 실장 선거를 했다. 3학년 샘들이 걱정하던 우리 반 임시 실장은 추천 게시판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자원한 3명의 선관위 아이들이 투표 과정 진행을 주관하고 게시판에 언급된 아이들이 주로 후보로 나왔다. 아이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도, 투표 과정도 즐거웠다. 시간이 촉박했던 것이 아쉬웠지만 투표 과정 내내 웃음이 이어졌다. 참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투표용지에 투표한 이유를 함께 적도록 하였다. 그 후보를 뽑은 이유를 함께 읽어줄 때 후보들에게 보내는 구체적인 지지의 마음들이 드러난다. 후보들의 표정이 밝다. 무엇보다 우리 반이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지 드러나고 공유되는 것이 좋다. 우리 반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그것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해나가게 되길 바란다.

 

나도 그렇게 되도록 해나가고, 아이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