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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호. 아이들이 규칙을 지키고 싶게 만드는 감정카드 사용법

홍석연(봄) 2021. 5. 12. 15:38

김미영 (우리)

 

지난 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사서 선생님께 메시지를 받았다.

 

학생들이 도서관에 들어오기 전부터 뛰기 시작해서 안에 들어와서도 뛰어다니고 소란스럽게 하니 1학년 담임선생님들께서 주의를 주었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요즘 1학년이 아이들이 사서 선생님께 도서관 이용 교육을 받고 나서부터 줄기차게 도서관을 오가고 있다.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거다.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는 건 좋지만 내가 봐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뻔질나게 드나드는데 떠들고 뛰기까지 한다. 나도 여러 번 주의를 주지만 뛰고 싶은 본능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마음씨 좋은 사서 선생님의 부탁이니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 얘들아, 점심시간에 사서 선생님께서 선생님한테 편지를 보내셨어.

 

아이들: 왜요? 우리 떠든다고요?

 

: ? 어떻게 알았지?

 

아이들: 조용~

 

: 선생님이 어떤 편지 보내셨는지 내가 그대로 읽어줄테니까 들어봐.

 

아이들: 조용히 듣고 있는다.

 

현준: 저는 안 뛰었어요. (여기 저기서 저도요, 저도요하는 소리가 들린다)

 

: 그래, 안뛰는 친구도 있었겠지? 현준이는 안뛰었는데 이런 편지 받으니 억울한가보다. 현준이는 안뛰었겠지만 뛰는 친구가 많았나봐. 떠드는 친구도 많고. 그러니까 선생님이 편지를 보냈을 것 같아. 너희들이 사서선생님 마음만 잘 알면 앞으로 이런 일이 없을 것 같은데 한 번 선생님 마음 알아줘 볼래?

 

아이들: .

 

감정카드를 꺼내어 한 장씩 실물 화상기에 비추어 준다. 이 카드는 별 모양 얼굴에 감정에 맞는 표정이 그려져 있어 눈에 금방 들어오고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 ~ 너희들이 떠들고 뛸 때 사서 선생님이 어떤 기분인지 카드를 보여줄 거야. 그 카드와 맞는 기분인지 아닌지 너희들이 생각해봐. (카드를 한 장 꺼내며) 이 카드 읽어 볼까?

 

아이들: 속상하다

 

: 사서 선생님이 속상했을까?

 

아이들:(여기저기서) , 속상했을 것 같아요.

 

: 속상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아이들: 거의 다 손을 든다.

 

: 그럼 왜 속상할지 이야기 해 볼 사람.

 

아영: 우리가 조용히 책을 안보고 떠드니까요.

 

: 그렇겠지. 그럼 선생님이 사서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사서 선생님 마음을 알아줘 봐.

 

속상했겠어요.’ 라고 하면 돼.

 

아이들: 속상했겠어요.

 

: 그래, 얘들아, 속상했어. 알아주니 고마워. , 그럼 다음 카드 읽어 볼까?

 

아이들: 불안하다.

 

: 사서 선생님이 불안했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이들: 거의 다 손 든다

 

: 그럼 왜 불안하실까?

 

성제: 저희들이 뛰다가 넘어지면 다칠까봐요.

 

: 그렇겠지? 잘 아는구나. 그럼 마음 알아줘볼래?

 

아이들: 불안하셨겠어요.

 

: 그래, 불안했어.

 

이렇게 카드를 하나씩 보여주며 걱정된다, 화난다, 무섭다, 실망스럽다등을 찾아냈다.

 

일부러 긍정감정 중 기대된다.’를 끼워 넣어 물어보았더니 아이들 의견이 반반이다. 아니라고 하는 아이도 있고 우리가 앞으로 조용히 하고 걸어다닐 거라고 기대하실 것 같다.’ 고하는 아이도 있다.

 

: 이제 도서관 선생님 마음을 잘 알겠나요?

 

아이들:

 

: 이 활동하고 난 소감 한번 말해볼까요?

 

영준: 앞으로 도서관에서 안 뛰어야 겠어요.

 

소영: 도서관 선생님께 미안해요.

 

준하: 도서관에서 안 떠들고 책 읽을 거에요.

 

집에 가기 전 마지막 시간이라 조급하여 소감을 많이 나누지 못해 많이 아쉬웠지만 짧은 시간 안에 감정카드를 이용해서 이야기 나누니 내가 훈계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은 듯 하다.

 

그 때는 미처 생각 못했는데 다음에 해 본다면 이 중 선생님이 가장 크게 느낀 감정이 무엇일지 찾아보면 좋았겠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사서 선생님께 이런 감정이 맞는지 직접 물어 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참 좋겠다.

 

물론 아이들이 쉽게 변하겠나? 뛰는 건 아이들 본능인 듯하다. 그래도 사서 선생님 마음을 알고 규칙을 지키는 것과 시켜서 하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오늘

 

: 얘들아, 오늘 도서관을 조용히 잘 이용했어?

 

아이들: (쭈볏쭈볏) ~

 

: 그럼 조용히 하고 안 뛰려고 노력한 사람 손들어 보세요.

 

아이들: 거의 다 손든다.

 

~ 사서 선생님이 안심되고 좋으셨겠다. 선생님도 기쁘네. 앞으로도 쭉 그렇게 해 주면 좋겠다. 2반 멋지다

 

사서 선생님께 확인은 안했지만 아이들 마음만은 믿어줘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