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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호. 학급활동 시간에 하는 집단공감! 더 자주하고 싶다.

홍석연(봄) 2021. 5. 14. 14:01

김승배 (달콩아빠)

 

금요일 7교시 학급활동 시간에 집단 공감활동을 했다. 학생들은 두 겹 원 배치를 준비한 상태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회 선거 관리위원으로 활동하는 승률이가 설문조사를 하고 있어 잠시 기다렸다. 취지와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 혹시 시작 전에 질문 있는 사람?

 

승주: 이거 꼭 해야 해요? 전 좀 불편해요.

 

: 이 활동이 불편하구나? 반갑다. 말해줘서 고마워. 승주에게는 정말 필요한 거 같아. 여러 번 말했었지? 괜찮겠나?

 

승주: .

 

: 시작하겠습니다.

 

승률: 설문조사를 부탁했는데 다들 잘 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드려요.

 

: ~~ 고맙다. 친구들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승률이도 고맙고, 표현하지 않은 내 마음을 알고 말해줘서 무척 고맙고 기뻤어. 또 승률이가 처음으로 말 꺼내줘서 든든하다.

 

예은: ~ 이런 거 말해도 돼요? 오늘 지호 생일이거든요.

 

전체: !!!(모두 알고 있다는 듯 신나게 박수를 친다.)

 

: 지호야~~ 듣고 기분이 어때?

 

지호: 기분 좋아요.

 

: 너는 좋고, 예은이에겐?

 

지호: 고마워요.

 

예진: ~ 지적해도 돼요? 저 속상하고 서운하고 짜증나요. (한 명 한 명 이름을 말하며) 영어 발표 수행평가를 했는데, 경수는 준비 다 했다 해놓고는 해석도 제대로 못하고, 소영이는 아예 준비도 안하고 자료도 제때 안 넘기고... 결국 발표 후에 젤 못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샘이 지루했다고... 전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모둠 애들 안한 것까지 다 하고. 그런데 가장 최하점수 받고. 속상해서 집에서 울었어요.

 

: 경수야. 듣고 어때?

 

경수: 담담해요.

 

전체: 아닌 것 같은데!!!

 

소영: 정말 속상했을 거 같아... 나도 예진이 도움 받았는데, 해석이 정말 힘들었거든.

 

(이런 식으로 여러 말들이 오고 갔다.)

 

승률: 용준이 칭찬하고 싶어요. 용준이랑 중학교 때 같은 반이어서 아는데, 중학교 때는 공부 안했거든요. 그런데 고등학교 와서는 정말 열심히 공부해요. 많이 달라졌어요. 칭찬해주고 싶어요.

 

: 용준이 어때?

 

용준: 고마워요.

 

승률: ~ 샘 지적해도 돼요?

 

: 그럼!!! 그럼!!!

 

승률: 샘께서 아침 조회시간에 우리가 늦게 오고, 조용히 하지 않고, 집중하지 않아서 속상하고 화나고 실망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샘께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목시켰으면 해요. 우리끼리는 서로 말을 잘 안 듣지만 샘이 나서서 주목시키면 잘 될 거 같아요.

 

전체: (여기저기서) 당황스러우시겠어요.

 

: ^^ 예상은 했지만 당황스럽고... 하지만 말해줘서 고맙고 기쁘고 반가워. 이런 이야기를 원해. 승률이 생각에는 너희들이 조용히 시키고 주목시키는 것보다는 내가 직접 나서서 주목시키면 더 잘 말을 들을 거라는 말이지? 그렇게 생각했다면 내가 말없이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좀 답답하고 헷갈렸겠다. 난 들으면서 약간 억울하고 오해받은 기분이 들어. 왜냐하면 난 너희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생활하기 바라거든. 그래서 일부러 기다리는 거고. 언제까지 나나 어른들 말하는 대로 살 수는 없잖아. 스스로 통제하고 자제하는 힘을 키우기를 바라거든.

 

승률: 선생님 말씀은 우리가 스스로 조용히 하고 주목하길 바라기 때문에 기다렸고, 스스로 하는 힘을 키우길 바라신단 말씀이시죠? 그렇다면 억울하고 오해받은 기분이셨겠어요!!

 

: . 아주 시원하다. 고맙다. 그런데 승률이 말 들어보니 어떤 경우에는 내가 직접 나서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을 거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조종례 시간에 그렇게 하도록 해볼게.

 

민조: 저도 샘 지적하고 싶은데...

 

: 하하하!!! 그래~~ 해봐.

 

민조: 오늘 아침 조회 후에 7교시 때 학급회의를 한다고 말씀하셔놓고는 공감활동을 하자고 하셔서 당황스럽고 짜증났어요. 지난 주에도 했었는데 또 하자시니까... 3월에 정한 학급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데 학급회의를 통해서 분명하게 다시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여학생들: ~~ 공감활동이 좋아!!! 힐링이 되는데!!!

 

: 짜증나고 당황스러웠겠다. 지난주에도 공감은 했었고, 아침에 학급회의를 한다 해놓고 미리 말도 없이 집단공감활동을 하니까 당황스럽고 짜증났겠어. 니 생각에는 3월에 정한 학급규칙을 다시 회의해서 지각이나 이런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거잖아. 그랬다면 짜증나고 당황스러웠겠다. 듣고 어때?

 

민조: 지금은 시원해요^^

 

: 말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미리 말하지 않고 갑자기 바꾼 것에 대해서는 미안해. 그런데 그 이유는 끝나고 활동 끝나고 말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민조: .

 

예은: 선생님~~ 아까 지호 생일 말했잖아요!!! 그 때 축하 노래 불러주고 싶었거든요.

 

: ~ 그랬었지!!! 그래~~

 

전체: 다함께 신나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중간에 대화가 더 오고 갔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확실한 건 즐겁고 값진 시간이었다는 점.

 

여학생들에게는 자리가 잡힌 느낌이고, 남학생들에겐 어색함이 크게 있고 불편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지만 필요한 활동이라는 건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청소 시간.

: 승주야~~ 오늘 어땠어?

 

승주: 괜찮았어요.

 

: 해도 되겠어?

 

승주: .

 

더 자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