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교실 속 관계가 자라는 연수, 배움회원 모집 자세히보기

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제104호. 방학에도 아이들은 배우고 성장한다

홍석연(봄) 2021. 5. 14. 14:06

추주연 (단풍나무)

개학일, 여름방학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떠올려 쓰고 모둠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무더운 날씨로 힘들었던 이야기, 가족과 함께 간 여행, 서울 전시장에 간 일, 친구들과 본 영화, 밤새 올림픽 경기 본 이야기, 유성을 본 이야기...

모둠에서 들은 이야기 중에서 인상 깊은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영인 : 민서는 필리핀에 갔는데 거리가 너무 깨끗해서 부끄러웠대요. 우리는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봐도 줍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데...

윤수 : 한결이는 독도랑 울릉도에 갔대요.

아이들 : 와~~~ 어땠어?

한결 : 도착해서 그냥 땅만 밟았는데 감동적이었어요. 거기 지켜주는 경찰아저씬가 그분들 계시는데 진짜 감사했어요.

1학기 말에 독도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고 독도 홍보물 만들기를 했던 터라 아이들의 관심이 더 뜨거웠던 것 같다.

이어지는 활동으로 사진 카드 중에 ‘나의 1학기’와 닮은 카드, ‘내가 바라는 2학기’와 닮은 카드를 골라 이유를 쓰고 모둠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1. 나의 1학기와 닮은 이유

2. 내가 바라는 2학기와 닮은 이유

1. 시험으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함이 닮았다.

2. 지금까지 느꼈던 패배감을 이겨내고 싶다.

1. 시간을 알차게 현명하게 쓰지 못하고 한 것 없이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서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2. 2학기 때는 시간 활용을 잘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목표 점수에 도달한 다음 좋은 성적으로 원하는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

1. 친구들과 추억이 꽤 많았고 가장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2. 주위 사람들과 싸움 없이 원만하고 순탄하게 보내고 싶다.

1. 앞길이 컴컴했다.

2. 힘들어도 결승선까지 가는 마라톤처럼 나도 열심히 해보겠다.

1. 친구와의 관계가 좋았고 재미있었다.

2. 힘들어도 서로 돕고 응원하면 좋겠어서 골랐다.

1. 1학기 때는 반 친구들과 친해지기 바빴고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기 때문이다.

2. 마음에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어서 이 카드를 골랐다.

1. 중3이 되어서 고등학교 진학 문제와 성적문제 등으로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2. 슬프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웃으며 지내고 싶다.

활동 소감

친구들이 여름방학 때 무엇을 했는지 알게 되어서 좋았다.

- 1학기 때의 나를 돌아보며 반성도 하게 되었고 2학기 새로운 다짐으로 더 잘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 친구들의 마음을 잘 알게 되었다.

-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서 기분이 좋다.

- 기쁘다. 두근거린다. 만족스럽다. 설렌다.

- 카드를 이용해서 하니까 예전에 했던 것과는 달라서 좋았다. 친구들의 얘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어서 보람찼다.

-------------------------------------

3학년 여학생 중에 선생님들이 눈여겨 보는 요주의 인물인 소미는 ‘내가 바라는 2학기’ 사진으로 공부하다 책상에서 엎드려 잠든 학생의 사진을 골랐다.

소미 : 선생님, 선생님은요 우울증 치료사 같은 거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나 : 응? 우울증 치료사? 소미가 우울했던 거야?

소미 : 네. 1학기에는 우울했어요.

나 : 지금은 어떤데?

소미 : 이제는 공부하려구요. 이 사진처럼 공부하다 잠드는 게 제 소원이에요.

나 : 그래? 반갑다. 2학기에는 꼭 공부하다 지쳐 잠들만큼 열심히 공부하게 되길 바라.

소미 : 네. 근데요. 저 사회 방학숙제 오늘 못냈는데 내일까지 내도 돼요?

나 : 오~ 소미가 맘먹으면 하는구나. 그러니 방학숙제도 해서 낸다고 하는 거지?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월요일까지 내도록 해. 2차 제출까지 받을 거야.

소미 : 네. 저 진짜 열심히 하고 있어요.

나 : 그래, 기특하다. 이뻐.

소미가 방긋 웃는다.

아이들 이야기를 듣는 게 좋다. 아이들의 속마음이 드러나는 게 좋다.

아이들을 알아간다. 아이들도 서로 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학기는 각자가 바라는 모습으로 함께 가꾸어 나가면 좋겠다. 나도 아이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