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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제143호. 잘 만나고 싶다.

홍석연(봄) 2021. 5. 24. 14:20

주혜란 (복숭아)

 

쉬는 시간에 학생이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았다.

 

걱정되고 궁금하면서도, 쉬는 시간에 내 할 일 하며 쉬고 싶은 마음과 아이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살짝 갈등이 됐다. 고민하다가 아이에게 갔다.

 

속상해 보이는구나...”

 

눈물을 참으려 애쓰던 아이가 내 말을 듣고 울음을 터뜨리며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일단 반가웠다. 아이가 울음을 참는 것보단 터뜨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혹시 무슨 일 있었는지 선생님한테 들려줄 수 있겠니?”

 

싫다하면 어쩌나 조금 불안했는데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갑고 고마웠다아이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아이가 나를 믿어주는 것 같았다.

 

옆 반 애한테 맞았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자 온갖 생각이 내 머릿속을 어지럽히며 고민됐다. 옆 반 애를 찾아내 사과를 시켜야하나 생각하니 심란하고 쉬는 시간은 끝나가서 다급해지고 어쩌지 당황스럽고 막막했다. 한편 때린 애가 우리 반 애가 아니라서 안심되기도 했다.

 

그랬구나... 아팠겠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다음부터 난감해졌다. 뭐라고 말해야하지? 능력의 한계가 느껴지며 당황스럽고 고민됐다.

 

마침 수업 시작 종이 울렸다. 반가웠다.

 

지금 수업을 시작해야할 것 같은데 수업 들을 수 있겠니?”

 

아이는 라고 대답했다. 안심됐다. 내 스스로는 아쉬웠다. 뭔가 마무리가 안 된 것 같아 찜찜했다.

 

하교시키는데 그 애가 내게 비밀편지라며 쪽지를 줬다. 덜컥 겁이 났다. ‘또 무슨 문제지?!’ 싶었다.

 

우울할 때 위로해줘서 감사해요. 어릴 때 착한 선생님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3학년 때 착한 선생님을 만나 기뻐요. 항상 좋은 일만 있길 바랄게요. 저 잘 부탁해요. 글이 짧아서 죄송해요.’

 

라고 씌어있었다.

 

뭐지?!’ 당황스러우면서도 나만 찜찜한 거였나? 아이는 괜찮아진 거였나?’ 싶었다. 안심됐다. 어쩌면 어떤 해결보다도 그 순간의 위로가 그 아이에겐 가장 바라는 것이었나 보다. 돌아봐졌다.

 

그래도 뭔가 잘하고 싶다. 수업 시작종이 쳤기에 망정이지, 뭘 어찌해야할지 모를 때 참 난감하다.

 

지금 기분은 조금은 찜찜하지만 반갑고 고맙고 안심된다. 선생님으로서 역할을 조금이라도 해낸 것 같아 만족스럽고 뿌듯하다. 그래도 아직은 걱정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