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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호. 선물 같은 날

홍석연(봄) 2021. 5. 25. 11:28

연명옥 (쏘울)

 

감정단어 4개에 아이의 15살 인생을 듣게 되었다.

 

자살 위험군, 자해 경험 있는 00이는 2월 반편성 후 우리반으로 전반해서 왔다.

 

어제도 아이는 지각을 했고 오자 마자 조퇴하겠다고 했다.

한 시간 보건실에서 쉬고 그래도 힘들면 조퇴하자고 말했고 아이는 한 시간을 쉬었다.

 

3교시 빈 시간에

아이를 불러 감정 상태에 동그라미를 치게 한 후 힘들거나 말하고 싶지 않으면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아이가 감정 단어를 말하면 그냥 추임새만 넣어 주었는데, 아이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생을 말했다.

 

신기한 일은 입으로 듣기를 열심히 하는 동안 아이의 마음이 느껴졌고 그 어려움을 이겨낸 아이의 좋은 면이 내게 보였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보이는 모습은 지각, , 담배였는데...

 

그냥 그 아이를 편견 없이 듣고 있는 내가 신기했다.

 

아직 어린 아이가 어른들의 문제로 겪어야 했던 아픔, 그리고 그 아픔과 어려움을 이겨낸 긍정적인 면이 보였다.

 

충분히 듣고 피드백을 했다.

 

아이는 차분하고 고요해졌다.

 

담담히 지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아이는 오늘 학교에 정시에 왔고 하루 종일 수업을 잘 받았으며 청소를 말끔히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어제는 내게 선물 같은 날이었다.

 

오늘은 그 선물의 감동이 덜하고, 살짝 마음의 동요도 왔지만 잘 넘겼고

 

지금 마음은

편안하기도 하고 살짝 들뜬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