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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제159호. 언제나 사랑과 인정이 답이다.

홍석연(봄) 2021. 6. 3. 14:12

김아영 (산)

 

우리반에 한결이를 잘 적응시키는 게 가장 급한 일이었다. 지난주에 그 답을 찾은 것 같아 기쁘고 안심되고 마리가 참 든든하다.

 

한결이는 특수교육대상자다. 수업내용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모둠활동 할 때 도움받아서 풀로 종이붙이기, 단어 따라쓰기, 같이 궁리하는 척하기를 하고있다.

 

나와 좀 친하고 편안해지자 관계에서 정서적 상호작용이 가능할것 같이 느꼈다.

 

예를 들면 "선생님 도와주고 싶어요, 이거 써도되요?"

 

내가 라이언 좋아한다고 하니까 "내가 그려줄까요?"

 

내가 장난삼아 "선생님보다 친구 민수가 더 좋냐고 하니까 ''해서 나 삐졌다~ " 했더니 달려오며 애교떠는 것 등이다.

 

생각보다 정서 상호작용의 폭이 넓겠다 싶어 희망이 보였다.

 

지난 목요일, 한결이 엄마가 마카롱을 아이들에게 선물했다. 아이들이 마카롱이 참 맛있다고 하기에

 

: 마카롱 맛있지~ 한결이한데 그 말 직접 해줘볼래? 어떻게 되는지~

 

몇명이 가서 말을 했고 한결이는 쑥쓰러운 듯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한 장면에 개입했다.

 

영훈: 한결아 마카롱이 진~ 짜 맛있었어.

 

한결: (미소짓는다)

 

영훈이는 말하고 비즈 만들러 갔다.

 

소정: 한결아, 마카롱 맛있었어. 고마워.

 

인정욕구가 높은 여자친구고, 때때로 한결에게 함부로 대한다고 들어서 이 기회를 잘 포착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한결아 듣고 어때?

 

한결: (활짝 웃으며 소정이를 보고) 좋아요!

 

: 아이쿠. 저렇게 좋아하는구나. 소정아 직접 말하니까 좋은 반응을 듣네.

 

이말을 들은 영훈이가 저~~쪽에서 "한결아 나는?"

 

한결: (영훈이에게 다가가서)?

 

: 한결아 아까 영훈이가 마카롱 맛있게 먹었다고 했잖아~ 그거 듣고 어땠어?

 

한결: 좋아요!!

 

영훈: (발이 바닥에서 둥둥~)

 

 

역시 만남이다.

 

어떤 경우에도 서로 인정과 사랑이 채워지게 하는 게 답이었다.

 

이후 힌트를 얻어 미술시간에 물끄러미 소정이 작품을 보는 한결에게 유도심문도 했다.

 

: 한결아, 이쁘지?

 

한결: 끄덕그떡

 

: 이쁘다~ 해봐.

 

한결: 이쁘다~

 

소정: 고마워.

 

지난 주에는 한결이도 나를 돕겠다며 심부름을 하고(물론 내가 멀찍이 따라가야한다. 잘 하고 있는지 나를 한 번 쳐다보며 스스로 확인하는 듯 했다)

 

기뻐하는 걸 보면서 이 아이의 인정욕구도 살릴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민수: (과학 준비물 챙기며) 선생님 문좀 열어주세요.

 

: 한결아 민수 문 좀 열어줘. 그리고 따라가서 과학실 문도 열어줘~

 

다녀오더니 둘다 상태가 좋다. 민수가 한결에게 고맙다고했다.

 

어디든 사랑과 인정이 답이다.

 

그러고보니 다른 아이들 사이에도 이런게 참 필요하다. 많이 많이 일어나게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