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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호. 과학 첫 시간 활동지

홍석연(봄) 2021. 5. 25. 11:26

이은희(별따오기)

 

작년 1년 동안 수업에서 실패경험으로 기억되는 아이들과 올해도 다시 수업에서 만나야하는 상황이에요.

 

2 남학생들이었고 아이들은 중2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수업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들끼리 킥킥거리고 시시덕거리기를 즐기고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 질문을 하거나 확인을 하면 "아닌데요", "그런 적 없는데요"라고 할 말이 없게 만들고 수업 좀 할라치면 화장실을 가겠다, 보건실을 가겠다, 쟤가 자기 연필 뺏어갔다, 책 가져갔다, 가방 숨겼다, 쟤가 먼저 때렸다고 남 탓하기 바쁘고, 수업 중에 멀쩡히 일어나서 다른 분단에 있는 아이한테 가서 개인적인 이야기하고 있고. ... 정말 단 한시간도 짜증이 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수업 시간이면 저는 거의 모든 시간에 저의 분노를 자극하고 무능과 마주하게 만들어 한없이 저를 힘들고 속상하게 했던 (제가 힘들어했던) 아이들이었어요.

 

3, 4월에는 배움이 있는 즐거운 수업을 해보리라는 제 기대가 커서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게 너무 속상하고 슬펐는데 5월부터는 목표를 수정하여 배움은 차치하고 그 반에서 내가 이성을 잃고 말실수하지 말자. 내 화가 폭발해서 언행의 실수라도 하면 그건 나에게 더 큰 슬픔을 가져다 줄 거다. 내가 나를 안전하게 지키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실수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그 반에서 별일 없이 수업을 마치고 나올 수 있기를 기도하며 남은 1년을 보냈어요.

 

학기말에도 시험 끝나고 수업시간의 여유가 생겼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조용히 자습 겸 자유시간을 주었죠. 그 시간이 뻘쭘하긴 했지만 원래 수업과 저에게 관심이 없던 아이들이라 자기들끼리 잘 놀더군요. 공부할 아이들은 공부하고 모여서 작당모의하는 놈들(ㅎㅎ)은 여전히 그러고. 심하게 떠들지만 않으면 그냥 나뒀어요. 교사로서 스스로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 아이들에게 그 어떤 시도도 하고픈 열정이 없었죠.

 

이제 다시 34일에 그 아이들과 다시 교실에서 1년을 마주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겁고 도대체 첫시간에 무엇을 하며 어떻게 시작할까가 고민되어서 이런 활동지를 만들었어요.

 

 

올해에 그 아이들과 수업목표는 내가 그 아이들을 편하게 마주하고 진심으로 예뻐할 수 있으면 좋겠다이에요. 그리고 저도 그 아이들에게 이쁨 받고 사랑받고 싶어요. 그래서 칭찬을 좀 더 수시로 해보려 합니다. 성품칭찬과 자기들도 나이 한 살 더 먹었으니 철 좀 들겠죠? 그래서 조금이라도 작년보다 나아진 모습이 보이면 오바해서 칭찬해 보려구요.

 

그리고 수업에서의 유능감은 목표로 하지 않으렵니다. 필요한 것 쬐끔만 가르치고 그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다시 한 번 마주하고 싶어요.

 

그래서 첫시간도 서로 각자의 마음도 들여다 보고 풀 수 있는 만큼 풀고 새로운 마음으로 조금의 희망을 심어보고자 준비했어요. 저의 현실과 이상 속에서 1년이 또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불안함은 좀 내려앉고 기대와 희망이 싹트네요.

 

활동지 만들면서 저의 이런 마음들을 들여다보면서 지난날의 아픔을 위로하면서 저를 챙기고, 불안을 희망으로 전환시키는 지금, 제가 맘에 드네요~

 

혹시나 저와 같은 분들이 계시다면 이런 활동으로 첫 시간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Tip. 3번의 나는 이런 사람이다에서 성품을 찾아 쓰게 할 거예요. 성품단어는 따로 출력하지 않고 교실에서 화면으로 보여줄까 해요. 필요하신 분들 아래 한국교사힐링센터출처를 밝히고 사용해주시고 더 멋지게 업그레이드되면 함께 공유해주시면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