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교실 속 관계가 자라는 연수, 배움회원 모집 자세히보기

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제169호. 상처가 아닌 배움으로!

홍석연(봄) 2021. 6. 3. 14:28

최미영 (아름다운)

 

어제, 3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동료들을 만났다. 각자 마음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했다.

 

K는 어릴 때 앞서 걸어가던 엄마가 뱀에 물리는 것을 본 이후 지금도 걸을 때 뱀이 나올까 두려워한다고 했다. 밧줄이나 나무줄기도 뱀처럼 보여 흠칫 놀란다고 했다.

 

나는 흐르는 물에 대해, 어린 아들이 비로 불어난 물에 휩쓸리는 장면에서 옆에 속수무책으로 서 있던 나에 대해 말했다. 그때 동료Y와 함께 그곳에 있었고 Y가 물에 휩쓸리는 아들을 건져냈다. 어른에게는 종아리까지 오는 물살이었지만 어린 아들에게는 휘청거리고 넘어져서 물에 잠기게 한 물살이었다.

 

Y는 20년이 넘은 그 장면을 아직 상처로 가지고 있는 나에게 "한 순간의 일이었고 아이가 넘어지듯 그렇게 가벼운 일이었고 심지어 아이는 울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사실보다 더 위험하고 엄청난 장면으로 기억하니 아마도 불안하고 두려운 엄마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아니겠냐고 한다.

 

K는 사람들이 "마음으로 보고 듣고 기억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때 느끼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나?

 

기억의 재구성! 지금도 나는 그 장면이 가볍게 넘어진 것으로 (그렇게 생각해야지 하면서도) 인식되지 않는다. 

 

아들은 건강하게 자라 곁에 있는데...

 

어제 Y의 말로 그 장면을 다시 들으며 실제 그 장면이 지금 내 기억과 다르겠다 싶었다. 안심되고 조금은 가벼워지고 이런 마음의 작용, 마음의 상처 그리고 회복되는 과정이 궁금해졌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개방해보고 Y에게 개방해보고 이렇게 글로도 개방해보며 마음의 상처가 어떻게 되나 살펴본다.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회복되나? 상처로 가지고 있지 않고 경험과 배움으로 가지고 싶다.

 

K는 뱀의 동면기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에 산책길에서 진짜 뱀을 만났는데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비로 불어난 계곡 물살은 어린 아이에게는 위험하고 센 물살이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경험을 상처로 남기지 않고 배움으로 만들고 싶다. 

 

이 과정이 궁금하고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