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장이)
자꾸 회의가 겹쳐 우리학교 벌새모임(마음리더십 교사모임)을 10월에는 3주나 못했습니다.
이번 주는 회의가 없어 오랜만에 모여서 기분을 나누는데 한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어머니가 치매끼가 있는데 모시고 살 형편이 안 되어 간병인을 써요. 얼마 전에 간병인을 새로 구했어요. 어머니는 다른 지역에 계셔서 새 간병인을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잘하니 못하니 참견한 적도 없는데 그분한테 뜬금없이 전화가 왔어요. 자꾸 어머니 주변 분들이 지난 번 간병인이랑 비교한다는 거예요. 전에 그 사람은 이렇게 했는데~, 저번 사람은 이런 것도 하던데~ 이렇게요.
자기 딴엔 최선을 다하는데 이런 소리를 자꾸 들으니까 열 받아서 저한테 전화한 거라면서 전화 받자마자 막 큰소리로 흥분해서 쏘아붙이더라고요.
저는 놀라고 당황해서 뭐라고 말할까 하다가 상대의 마음을 알아줘야 된다는 게 알아차려지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속상하고 서운하셨지요.' 했더니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한동안 말이 없다가 '아, 제가 너무 화를 냈네요. 미안합니다.' 하는 거예요.
저는 너무 놀랍기도 하고 기쁘고 뿌듯했어요. 그리고 좋게 끊었는데 또 한참 있다가 문자도 왔어요. 아까는 정말 미안했다면서..."
우리는 "정말 뿌듯했겠어요. 자랑하고 싶은데 모임을 못해서 어떻게 참으셨어요 그래." 하면서 축하해 주었습니다.
마음리더십 대화법이 더 널리 널리 퍼져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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