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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안전한 대화법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6. 12. 21:21

1.
“선생님! 우리 아이가 체험활동 과정중에 성추행을 당했다는데 이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아니.. 어머니 그게 아니라.. OO이 △△를 만나고 싶어하는데.. 학폭 가·피해 학생 사이고 OO이 흥분된 상태여서 선생님들이 제재하고 하다 하다 안되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온거에요. ”
“ 그럼 선생님께서는 우리 OO이 지금 자기 맘대로 안되니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순간 멍~하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다른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일을 겪은지라 OO어머니 전화를 받는게 두려웠다. 며칠 후 다시 울린 전화벨 소리..

“선생님~ 우리 OO이 잘못한 부분은 인정을 하지만.. 어떻게 교육기관에서 학생이 성추행을 당할 수 있나요?”
“......”
“......”
“어머니~ OO는 요즘 원적교에서 적응하여 잘 다니고 있나요?”
“저는 OO 학교 안 보낼꺼에요. 아무리 중학교가 의무교육이라도...”
“어머니~ 저도 OO가 학폭사안으로 원적교로 복귀하게 되어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고 OO이걱정이 많이 되네요. 어머니께서도 지금 힘들어하는 OO 지켜보시느라 맘 아프시고 속상하시고 걱정도 많이 되고 힘드시죠? 그래도 어머니... 지난번에 OO과 전화해서 제 맘을 전달했는데..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OO가 원적교에서 잘 적응하여 중학교 무사히 졸업하고 원하는 고등학교도 진학했으면 하는게 제 바램이에요. ”
어렵사리 전한 몇마디에 어머니의 언성이 약간 낮아지시면서..“알겠어요. ”하고는 전화를 끊으신다.

2.
‘선생님~ □□이 오늘은 선생님들과 그만 대화하고 싶다고 해요. 요리도 옷 때문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던데요..’

활동에 부적합한 옷을 입은 학생에게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들어오라는 선생님의 지도에 따르지 않고 선생님들과의 대화 후에도 조퇴하겠다는 학생의 전화를 받고 보내주신 □□어머니의 메시지를 받은 후 내내 불편한 마음으로 밤 늦게 보내어 본 메시지

‘어머니..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실지 염려되어 많이 망설이다가 용기내어 메시지 보내어봅니다. 요리시간도 옷 때문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는 □□ 말 듣고 어머니께서 어떤 마음이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염려되기도 합니다. 제가 그  상황에 있지 않았고 내일 체험활동준비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로 정신없이 바빠 담당 선생님과 말씀도 나누기 못했지만..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메시지를 보면서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서까지 □□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 하셨을 담당 선생님의 교육적 가치와 마음들은 같은 교사입장에서 느껴지고 어머니께 저희 교사들의 이런 마음은 이해받고 싶습니다. 제가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담대하게 오직 □□이를 위해 에너지 쏟고 싶은 바램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 그동안 보내주신 메시지에서도 제가 그러기를 바라시는 맘이 느껴져 용기내어 늦은 시각이지만 마음 전해 봅니다. ’

3.
“☆☆아~ ●●쌤이 많이 고민하셔서 힘들고 어렵게 세계시민교육 수업 디자인 하시고 강사님도 모시고 왔는데.. 너가 힘들다고 수업 듣지않고 나와 버리니 쌤이 ●●쌤께 면목없고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다른 학생들의 분위기도 흐트러질까봐 쌤은 걱정되고 난처하구나. ”

“야! 오늘은 민정쌤 난처하지 않게 잘 해야돼”

학교에 불신이 있는 학부모와의 전화는 정말 곤혹스럽고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오직 학생을 위해 나의 정해진 에너지를 쓰고 싶은 맘을 전하고 싶어 보내어 본 메시지에 어머니의 정성어린 답장이 감동적이다.
이미 많은 지적과 충고로 맷집이 다져진 아이들에게 지적은 공허하기만 하였다. 공감교실에서 배운 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니 훨씬 부드럽고 아이들의 협조도 잘 이루어진다. 이보다 더 안전한 대화법이 있을까? 감정 중심의 대화법, 본심을 전달하는 대화법은 어느 선생님의 말씀처럼 ‘사람은 없고 일만 남아있는’ 얼어붙고 메마른 학교 현장에서 단비처럼 촉촉하게 봄처럼 따스하게 변화시키는 방법임이 느껴진다. 아직 서투르고 어색하지만.. 꾸준히 배우고 실천하고 나누어 따뜻하고 품격있는 사회가 되는데 티끌만큼이라도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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