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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나누기-학부모 티타임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7. 13. 07:50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는 혁신학교이다.

부산에서도 혁신학교라고 하면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를 떠올릴정도 6년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혁신학교를 처음 접한 나로서는 아직도 어색하고 낯선 문화들이 많았다. 특히나 학부모를 교육의 주체로 함께한다는 개념이 참으로 새로웠다.

학부모와의 만남은 최대한 피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나로서는 1학기에 한번 저녁에 하는 학부모티타임이 새롭다못해 충격이었다.

학년마다 1학기에 한번씩 저녁에 학부모들과 모임을 가진다. 학년 교육과정 소개도 하고 1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 안내도 한다.

올해 5학년을 맡으면서 학부모 티타임을 6월의 금요일 6시에 하게되었다.

부장님은 나에게 우리 학급에서 늘 해오던 아침마음나누기를 학부모님들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공감교실 선생님들에게는 익숙한 마음나누기를 내 식대로 조금씩 바꿔서 몇년째 해오고있는데 나의 학급운영에 있어 학급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기반이 바로 마음나누기이다. 명상에 관심이 많아서 감정을 찾을때 눈감고 자신의 마음그릇안에 있는 여러 감정들 중에 친구들에게 공개하고 싶은 감정을 찾아보자라고 할때 명상인듯 아닌듯 시간을 3분정도라도 주면서 명상을 시키고 있다.

조금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었지만 정말 우리반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5학년 1반 담임 김은미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 우선 우리 아이들과 늘 해오던 아침마음나누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어머님들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마음나누기는 우선은 저희반에서하는 형식을 소개드릴텐데요. 각반은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형태로 활용하고 계십니다.

우선 어떻게 하는지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 한번 그대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아이들은 이미 자신의 감정을 찾고 표현하는데 조금씩 익숙해져 있습니다. 오히려 어른들이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것이 낯설고 어색합니다. 그래서 어머니들께 우선 활동지를 하나 드렸는데요. 저는 아이들의 마음을 그릇으로 표현합니다. 마음 그릇안에 다양한 감정들을 담고있다라고 표현하는데요. 마음나누기 방법은 교사공감교실 함께하는 마음비우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칠판을 보셔도 되고 활동지 아랫부분을 보셔도 됩니다.

마음 그릇에서 5학년이 된 우리 아이를 보며 느낀 감정을 찾고 이유도 찾아보셨죠. 그럼 먼저 시작을 할 때 시작하는 사람이 그 감정단어만 먼저 말하시는 겁니다.

저는 속상해요.”

그럼 말하신 분을 제외한 전체가 그분의 감정을 수용하고 공감해줍니다. 그리고 이유도 물어봅니다.

속상하셨군요. 왜 속상하셨어요?”

왜냐하면~” 이유를 말씀하시구요. 이유를 다 말씀하시고 나면 다시 전체가 공감해줍니다.

그랫다면 정말 속상하셨겠어요.”

이렇게 하는 겁니다. 감정단어는 하나도 괜찮고 최대 3개까지 괜찮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럼 시작을 해보겠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감정을 찾을 때 명상을 조금 활용하는데요. 그냥 우리 아이들과 하는 그대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허리는 바로 세우시구요. 두 발은 땅에 다 닿게 편안하게 놓습니다. 다리는 꼬지않구요. 두 손은 무릎위나 허벅지위에 놓으세요. 그리고 눈을 감으시고 천천히 호흡합니다. 우선 오늘의 내 신체 상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머리 끝에서 샤워물줄기의 물이 내려온다고 상상하시구요. 머리 끝, , 어깨, 그리고 척추를 따라서 내려옵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엉덩이와 허벅직 무릎..팔꿈치...손끝...발끝....천천히 내 몸 상태 한번 느껴보세요. 평소에 의식하지 않고 지냈지요. 오늘 좀 어깨가 묵직하구나,, 목이 좀 뻐근하기도 하네...손끝의 기운 발끝의 기운도 느껴보세요. 그러면 이제는 의식을 코끝으로 가져갑니다. 그저 편안하게 호흡만 하시면 됩니다. 들이쉬는 숨, 내쉬는 숨 한번 느껴보시구요. 그냥 편안하게 호흡만 하시면 됩니다.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떠오르는대로 그냥 흘려버리세요. 붙잡지 않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들 속에 살고 있지요. 비우세요. 비워야 더 잘 채울 수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든 떠오르면 떠오르는대로 흘려버리고 다시 의식을 코끝으로 가져갑니다. 그저 호흡만 합니다.(3분)

자 이제 나의 마음을 한번 볼텐데요. 우리의 마음안에는 그릇모양이 있습니다. 그안에 우리의 많은 감정들을 담고 있는데요. 감정들은 제각각 다양한 빛깔과 질감 모양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각 감정들마다 각자의 경험과 각자의 생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떤 감정은 저 깊숙이 숨겨져서 어둡게 있기도 하구요. 어떤 감정은 환하고 밝게 자리하고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어떤건 동그란 구슬모양이기도 하구요. 어떤건 뾰족한 모양이기도 합니다. 그 감정들 중에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감정을 찾아봅니다. 감정을 찾은 친구는 천천히 눈을 뜹니다.

자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가운데 놓여있는 것들 보이시나요. 일단 가운데에는 아이들의눈길이 닿는 곳이므로 마음나누기 4대 규칙과 따뜻한 말들을 놓습니다.

저희반 토킹스틱인데요. 아이들과 함께 이름을 양양이라고 지었습니다.

아이들이 처음에 말할 때 어색해하고 부끄러워하기도 해서 조금 마음의 안정감을 가질 수있도록 인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부터 시작할께요.

저는 안쓰럽고 뭉클해요.

왜냐하면 우리 아이들 마스크 쓰고 있는 것 보면 안쓰럽고 그래도 열심히 하고 서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 보니 뭉클하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도 듭니다.

이제 학부모님들 해보실까요?

-다 하고 나서-

마음나누기를 하면 서로에 대해 알게되구요.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속상했던 이야기가 나오면 혹시 더 위로의 말 해주고 싶은 친구 있니? 물어보면서 표현하도록 하구요. 위로의 말을 들은 친구에게도 물어봅니다. 위로해준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어떠니라고 하면 고맙다고 나오거든요. 그 순간이 바로 두사람의 관계를 만들고 연결해주는 순간인겁니다. 그리고 학기초에는 간단한 이야기들만 나오다가 2학기가 되면서 상처받은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럴 경우는 그 한 친구에게 좀더 시간을 할애 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바닥에 놓은 따뜻한 말 중에 친구에게 주고 싶은말을 직접 말하면서 주자라고 하면 그걸 들고 그 친구에게 전해주기도 합니다.

감정은 표현하는 순간 사라지거든요. 부정하고 덮으면 덮을수록 커지고 인정하고 수용하면 사라지는게 감정입니다. 우리반 모두가 감정을 함께 표현하고 함께 수용해주고 함께 비워내는거죠.

그리고 마음나누기는 선생님도 N분의일이 되어서 동등하게 참여하거든요. 고학년이 되면서 아이들간에 생길지도 모르는 서열들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해주는게 마음나누기입니다. 힘이센 학생이든 힘이 없는 학생이든 인기많은친구든 인기없는 친구든 누구나 동등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니까요."

어머니들이 생각보다 너무 활발하게 참여를 잘 하셨다. 교장, 교감 선생님과 지원팀 선생님들도 함께해주셔서 더 좋았던것 같다. 감정을 말하는 것 만으로 지금 나의 아이들에 대한 마음들, 가족내에서의 아이들과의 관계들, 고민들이 나오고 그 어머니와 그 아이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어 좋았다.

부장회의에서도 5학년 학부모 티타임에 대한 피드백들도 좋아서 괜히 내가 다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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