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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기로 선택하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10. 17. 08:33

나비를 보면서 

넌 어떻게 그렇게 가벼울 수 있니?

물어 보고 싶었던 적이 있다. 힘들고 무거웠던 때다. 가볍게 훌 훌 날아다니고 싶었던 것이다. 

자동차를 사서 오래 운전하면서 문득 문득 들었던 마음도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이 차로 인해 내가 무겁구나. 살이 찌게 되서 무겁기도 하고, 마음도 가볍지는 않구나, 이 차가 나를 강하고 자유롭게도 하지만, 이 차가 나를 얽어 매고 있구나!

얼마 전, 남편이 내 차를 몰고 나가서 운전을 하다 후방추돌을 당했다. 남편은 감사하게도 2주 진단, 차는 폐차. 

당연하게 새로 차를 구입하려고 알아보기 위해 에너지를 쓰다가

문득, 내게 꼭 차가 필요한 것이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남편 차 얻어 타고 다니면 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는 걸어다니고, 요즘 버스 앱 잘 되 있어서 거의 자가용 수준인데, 버스 이용하고, 버스에게 잠오면 자고, 유튜브 보고, 창밖 풍경 보고, 숨쉬기도 하면서 다니는 것도 괜찮겠다는 한 생각을 잡고 싶었다.

그리고 내게 오래된 작은 욕구가 있었음을 발견했다. 가볍고 싶다, 차를 운전하는 모든 일에서 해방되고 싶다, 자유롭고 싶다, 좀 더 많이 걸으면서 차를 타고 다닐 때 볼 수 없었던 것들과 만나 보고 싶다!

그래서 요즘은 일단 차를 새로 구매하는 일을 미뤄 두고 버스를 타고 다닌다. 

덕분에 아침형 인간이 되어 가고 있다, 저녁 9시만 되면 잠이 오고, 아침에 5시 쯤에는 일어나게 된다. 일찍 출근해서 아침을 좀더 여유롭고 고요하게 시작할 수 있다. 분주하지 않은 아침이 좋다. 가볍고 자유롭다. 당분간은 계속 버스를 타기고 선택하기를 해 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