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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을 보내며

김수진(열음) 2021. 12. 20. 10:31

길지 않은 교직에서의 삶을 돌아보면, 중요한 시점이 있다. 나에게 2021년은 그러한 해가 될 것 같다. 때때로 응석을 부리기도, 버티기도, 또한 힘을 내기도 한 해들이 있는데, 지금은 여전히 발 딛고 있는 2021년이 삶에서 참 좋은 해가 될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하던데,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의 나는 내 인생이 희극이라고 보인다. 지난 12월부터 개설학교의 교무기획부장으로 정신없이 살았다. 하나하나 만들어 가면서, 기초를 잘 세운다는 마음으로, 현재 중1인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라는 마음으로 학교를 열고, 그리고 참 행복하게 생활했고, 하나하나 해가면서 든든했다. 내 학교야.. 라는 마음으로 생활했다. 그건 내 삶에서 참 좋은 시간이었고, 그리고 그렇게 잘 만들어 가고 있는 이 학교에서 생활하며 내가 만들어 간 것들을 누리고 싶다. 

지금 나는 4층의 겨울방학중 만들 수업나눔카페에서 휴식중(?)이다. 온전히 수업만 한다. 10월 이후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이 공간에 오기까지 처음에는 많이 억울하고, 슬프고,  답답하다가 지금은 앞으로의 꽤 많이 남아 있는 내 교직 생애에서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아 한껏 누리고 있다. 이런 학기말이 어디있단 말인가?

한 걸음 떨어져서 학교를 보니 그 또한 편안하다. 상황을 전해 들은 친한 교장 선생님은 "김수진 귀양간 거구나" 하며 자신이 최근 역사에 관심 가져서 그 틀로 보면 이건 개국 공신의 힘이 커지고, 그리고 본인의 역량은 늘 부족함이 보이니 그걸 두려워한 이들이 몰아낸 것이라고 하길래,, 아~ 그가, 그들이  나를 힘 있는 사람이라고, 대단하다고 보는구나 싶었다. 어깨 잠깐 으쓱했다. 

덕분에 읽고 싶었던 책들도 읽고, 개설학교의 교무기획부장이라면 반드시 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스스로의 역할과 기대에 대한 강박 없이 학년 말의 학교 생활을 무심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으니 좋다.

그래서인지 신규 때부터 나를 20여년간 나를 아는 교감인 선배 교사는 웃으며 하는 " 선배님~ 저 교무기획부장 짤렸어요.. 라고 하니 "어~ 김수진에게는 엄청 잘된일 이네.." 하길래 같이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 나는 올해 체험과 경험을 통해 배웠다. 올해 시도하고 도전하지 않았으면 배우지 못했을 거다. 

2021년은 내가 기존에 살아왔던 조직과는 많이 다른 조직에서 살아가면서 보니 인정해야 할 것은 "사람은 누구나 그냥 자기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이다. 지금 나를 괴롭히는 것 같은 사람도, 내게 애정과 친절을 베푸는 사람도 그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감사할 일도, 특별히 미워할 일도 아니다. 그렇기에 나에게 맞춰 변화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사람들 중에서 내가 마음에 드는 인간을 찾아내 함께하는 것도, 그 선택을 물리는 것도 나의 선택이다."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사람들 중에서....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선택을 물리는 것도 그 또한 나의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내 삶의 온전한 주인.. 그 자체로 리더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뿐이야.  - 나태주- 

믿어봐 믿어줘봐. 

네 자신 안에 있는 너를 네가 먼저 믿어줘봐,

모든 일이 잘 될 거야. 좋아질거야.  웃어봐 웃어 줘봐,

너 자신 안에 있는 너에게 네가 먼저 웃어줘봐. 모든 일이 잘 될거야 좋아질 거야,

다른 사람들 뭐라든 무슨 상관이야 뭘 어쩌겠다는 거야 도움이 안돼. 너는 너이고 그들은 그들일 뿐이야.

상관없어. 사랑해봐, 사랑해 줘봐. 네 자신 안에 있는 너를 네가 먼저 사랑해 줘봐. 모든 일이 잘 될 거야. 좋아질 거야.

그게 답이야 그것이 옳은 거야. 그뿐이야.

오늘이 날이 맑고 바람 불어 멀리 떠나고 싶은 날. 멀리 사는 얼굴 모르는 사람조차 보고 싶은 날.  다만 그 뿐이야. 

지난 주말 서울에 함박눈 가득한 첫눈이 내리고, 지금은 날이 맑고, 바람 불어서 멀리 떠나고 싶어요. 멀리서 마음 가득한 빛님의 시가 힘이 되는... 그래서 보고 싶은 날입니다. 다만 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