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다 끝나가는데,
중3들은 일주일에 1시간밖에 수업이 들지 않아서 수업시간에 레포를 쌓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재작년 이 아이들이 1학년 일 때 담임도 하고 수업해서 아이들의 이름도 알고 성향도 나름 파악이 있다.
3학년은 총 7반인데,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고, 1년간 수업설명하는 등 3월 수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근데 딱 한 반! 4반만 들어가면
1. 교과서준비와 자리에 앉기등 전반적으로 수업준비가 안되어 있고,
2. 내가 교실교탁앞에 서있어도 자기들끼리 그치지 않고 대화중에다.
3. 목소리가 큰 두 세명의 아이가 수업시간에 자꾸 끼어들고,
4. 떠들다가 조용하면 책상에 엎드려 있어서 깨우기 바빠진다.
정말.... 수업하기 힘. 들. 다.
근데 4반에서 지난 주에 일이 터졌다.
1학년 때 수업을 열심히 듣던 A였는데, 그날 따라 수업시간에 목소리를 크게 해서, 혼자서 튀는 답을 하고, 자꾸 수업진행을 방해하는 행동을 하였다.
그래서 내가 이제 수업하는데 대답을 좀 자제해 달하는 말을 했는데.... 그게 기분이 좀 나빴나 보다. 이제 책상에 엎드려서 자신의 삐진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다른 엎드려 있던 B에게 수업내용 질문을 하하여 B가 답을 맞추었고,
이어서 수업시간에 많이 떠드는 C에게 질문을 하여 C도 맞추었다.
C가 답을 맞추고 나서, 올 해 수업시간에 답을 맞추는 사람에게 중국가짜돈을 줘서 학기말에 중국시장을 열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물건을 살수 있게 하겠다는 설명을 하고는 먼저 C에게 돈을 주려니,
그때까지 삐진채로 있던 A가 왜 자기는 아까 답을 맞추었는데 중국돈을 안주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까 문제를 맞춘 B에게도 주지 않았지 안냐면서, "선생님은 왜 사람을 차별하세요?!"하고 분노를 나타냈다.
나는 순간 너무 어이가 없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아이에게 수업을 방해한다고 생각이 되어 짜증이 났고, 나를 차별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내가 B에게도 주려고 했다고 하니, "원래 안줄라고 했는데, 내가 말해서 주는 거지요?"라고 몰아가기 시작했다.
헐.... 순간 교실붕괴를 느끼면서 얼른 이 소모적인 대화를 끝내고 싶었다.
"A야 나는 너랑 싸우고 싶지 않거든. 여기서 그만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수업을 이어나갔다.
그 후 학생들에게 발음연습의 시간을 주고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A근처로 가서 오해를 풀고 잠깐이라도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왠걸...
A는 아직도 말에 날이 서 있었고, 다시 아까의 논리를 펴서 '나는 차별하는 선생이고, 자기한테 왜 시비를 붙이냐'고 적반하장의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 말에 나는 그럴 의도가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아이의 태도나 행동이 너무 날이 서있다고 생각되어
"A야~ 오늘 무슨 일이 있어? 왜 이렇게 말이 날카롭지?"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A는 "아무일도 없었어요."라고 말하는데 한결 어투는 누그러진 느낌을 받았다.
이 혼란의 수업을 마치고,
개인적으로 친한 4반 담임선생님께 오늘일을 이야기 하면서, A에 대해서 물었더니
담임선생님왈 "아~ A요.... 오늘 아침에 집에 무슨일이 좀 있었어요~집에 무슨일이 있어서 누가 신고를 해서 집에 경찰까지 다녀갔데요~그래서 학교도 늦게 왔어요~"라고 대답해주시는 것이 아닌가!
거기다가 그 전날 A가 다른 학생과 몸싸움을 하다가 기절을 했다고 까지 이야기 듣고 나니...
아차! 싶었고, 그 아이가 왜 오늘 그렇게 날카로왔는지... 몸싸움하다가 기절했다고 미리 알고 수업에 들어갔다면 그 아이를 좀 자극하지 않고 대화를 할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서, 청소시간에 잠시 A를 불러,
'너가 오해하게 해서,미안하다'고 하고, 수업시간에 발표한 것에 대한 칭찬으로 중국돈도 주었다.
내 말을 듣고 A가 고맙게도 나에게 '자기도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면서, 나의 노트북과 무겁게 보이는 가방을 교무실까지 들어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 이 안심되는 마음... 고마운 마음이 교무실로 가는 길에 마구마구 생기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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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을 겪으면서...
수업시간에 평소와 좀 다르게 보이는 아이들의 행동을 먼저 지적하고 야단치기 보다는
"오늘 무슨 일이 있니?"하는 맘을 알아주는 한 마디를 먼저 건네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그날도 비록 A가 별일 없었다고 대답했지만, 사실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이 분명히 있었고, 그것이 아이의 정서와 기분에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이 한마디로 아이가 조금은 교사에게 이해받고 있다고 여길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나도 지금까지 마음공부한 것이 오늘 효과를 본것 같아서, 스스로도 대견하고 앞으로도 나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잘 돌보고 알아주는 마음공부를 꾸준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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