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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호. 알려줘서 고마워

홍석연(봄) 2021. 5. 12. 10:55

김봉화 (소나무)

지난 시간에 자기 장점 10가지를 적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은

1. 모둠별로 모둠원 한 명 한 명 칭찬하기

2. 칭찬 받고 싶은 사람은 일어나고 앉은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한 사람을 집중적으로 칭찬하기

3. 손을 들고 칭찬하고 싶은 사람 칭찬하기

1-모둠끼리 칭찬하느라 이야기가 끊임없이 계속되어 그만하라고 이야기하기가 미안한 상황이었다.

2-칭찬 받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 누구를 칭찬할지 고민되었다. 의외였다. 칭찬 받은 사람은 듣고 지금 기분을 말하는데 부끄러워하면서도 즐겁고 행복한 표정들이다.

3-손을 들고 칭찬하고 싶은 사람을 칭찬하는데 처음에는 한 명, 나중에는 두 명, 다섯 명까지 하는 학생이 있었다.

일정 시간이 지나 자기가 몇 명을 칭찬했는지 칠판에 인원을 적으며 확인을 했는데 20명 이상 칭찬한 사람도 있고 한 명도 칭찬하지 않은 학생이 다섯 명 정도 되었다.

지금 자기 생각과 기분을 말하게 했다.

경서 :15명 칭찬했는데요. 친구들 칭찬하고 나니 기분 좋아요.

민희 :저는 한 명도 칭찬을 못했는데 친구들이 하는 칭찬 들으면서 좋았어요.

나 :혹시 지금 누군가 칭찬해 볼 수 있나요?

민희 :ㅇㅇ은 그림을 잘 그려요.

나 :지금 기분은 어때요?

민희 :(웃으면서)부끄럽지만 좋아요.

선희 :저도 한 명도 못했지만 재미있었어요.

나 :지금 칭찬하고 싶은 친구 있으면 해 볼 수 있을까요?

선희 :반 친구 모두를 칭찬하고 싶어요. 친구들이 다 좋아요.

나 :(소름이 끼쳤다.) 선생님은 지금 소름이 돋았어요. 모든 친구를 칭찬하고 싶다는 말에 감동했어요. 설레고 기분 좋고 너무 너무 따뜻해요.

경민 :저도 한 명도 못했어요.

나 : (부끄러워서 고개도 못 들고 있는 학생에게 )아무나 칭찬 해 볼 수 있겠어요? (부끄러워서 머뭇거리길래) 선생님 칭찬 하나 해 줬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 칭찬 받는 것 보고 좋아하니까 나도 받고 싶어졌어요.

경민 :선생님은 경청을 잘 하세요.

나 :고마워요. 내가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이예요. 잘 듣고 싶었는데 경민이가 나보고 경청을 잘한다고 하니 흥분되고 기쁘고 벅차고 오늘 오후에도 이 기분 계속될 거 같아요.

나 :오늘 수업 하면서 느끼고 배운 게 있다면 이야기 해 봅시다.

초희 :칭찬 받으니 좋아요.

연수 :평소에 칭찬하는 거 생각 못해봤는데 재미있었어요.

미선 :친구들이 다르게 보여요.

보람 :이제 칭찬을 많이 해야겠어요.

나 : 그럼 지금 해 볼래요?

보람 :연수는 저에게 맛있는 거 사줘서 고마워요.

나 :오늘 여러분들이 친구에게 적극적으로 칭찬하는 것을 보니 놀랍고 설레고 고맙고 따뜻하고 기대돼요. 7반 수업 들어오면서 기쁘고 기대되었는데 지금은 더 재미있고 즐거워요.

함께 배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누군가는 표현하면서 배우고 누군가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런 자신을 보면서 배운다. 표현하니까 배움이 일어나고 조용히 앉아 있다고 배우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오늘,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러면서 그들이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가를 아이들의 말과 표정을 통해 알게 되었다. 수업 마지막에 느낌을 나누면서 아이들은 서로 다름을 이해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니 더 벅차고 좋았다. 나도 조용히 듣고만 있던 아이가 마지막에 표현한 한 마디 말을 듣고 사람마다 다름을 알고 배움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오늘 수업을 마치고 ‘수업료를 내기는커녕 월급까지 받아가면서 배울 수 있는 내가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고 일에서 부담이 좀 덜어지는 느낌이다. 지금은 몸이 떳떳하고 살짝 기분 좋은 떨림이 있고 얼굴에 열이 오르고 목이 마르다. 좋다 기쁘다. 그런 나를 생각하니 안심되고 뿌듯하다. 녹차 한잔 마시고 나니 시원하고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