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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그럼에도 산다는 건 참 좋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22. 7. 6. 15:26

  나는 말수가 적고 목소리가 작은 사람이다. 무리에 있으면 나는 언제나 듣는 쪽이었다. 내 이야기를 할 때면 진땀이 나고 부끄러웠다. 그래서 나는 늘 말을 서둘러 끝내버리곤 했다. 괜히 그렇게 말했나 자책을 했다. 나라는 사람은 있는 그대로는 부족하기에 항상 증명하고 설명해야 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는 내가 부끄러웠다. 솔직하게 표현하며 싶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가끔 자신감이 차오르기도 했지만 더 많은 시간 나는 움츠러들었다. 남들에게 나눌 것이 없는 깜깜한 나를 숨기고 싶었다.

  사실 나는 사랑을 원했다. 진짜 나는 나누고 표현하며 살고 싶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연수를 하거나 별칭을 정할 때면 주저없이 <기쁨>을 선택했다. 그리고 정말 내 삶은 기쁨이 차오르게 되었다. 상처가 많다고 생각하던 나. 하지만 존재는 결코 상처 입을 수 없다. 나는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나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변했다. 사랑을 확인하며 비로소 나를 시원하게 숨을 쉬는 것 같았다. 경직된 내 몸과 마음도 이제는 편안하다. 나도 누군가를 숨쉬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꿈을 품었다. 우리는 서로를 숨을 쉬게 하고 살도록 연결되어 있었다.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편안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감동의 나날이었다.

  덕분에 나는 진짜 나를 알게 되었다. 나는 어떤 순간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절대 긍정의 존재였다. 지난 내 삶이 말해주고 있었다. 1 때 왕따를 당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억울한 오해를 받아 우리반 모두가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거세게 비난을 했다. 내가 아니라고 말을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나는 그 상황을 견디기 어려웠다. 늦은 저녁 야간 자율학습을 하다가 눈물을 흘리며 학교를 그만 둔다는 편지를 쓰고 학교를 빠져 나와 집으로 왔다.

  그날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것은 집에 도착했을 때 혼자 있었던 나에게 떠올랐던 한 가지 마음 때문이었다. ‘하나뿐인 소중한 인생 절대 포기할 수 없어라고 나는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나는 내심 나를 믿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어른이 되고도 좌절의 순간이 많았지만 같은 마음으로 삶을 포기할 수 없었다. 엄마가 나를 그렇게 키워주셨다. 가족들이 곁에 있었다. 나는 이 사실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내 삶의 뿌리가 없다고 오해했다. 하지만 이제 안다. 한순간도 내 삶에 사랑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과거의 나는 아무것도 없는 빈 마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는 나를 믿어주고 있었다.

  내가 오랫동안 써왔던 나는 가진 게 없어 나눌 것도 없다는 가난한 마음의 색안경을 이제는 벗는다. 나는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도 모두 사랑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렇기에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 좋다. 아이들의 존재의 등불에 빛을 바라봐주고 믿어주기 위해 애쓰는 일상이 좋다. 그것이 나를 살린다. 여전히 때로는 화가 나고 속상하고 쓰러지기도 한다. 그래도 산다는 건 참 좋다. 나는 마음이 배부르다. 내가 걷는 이 길이 나의 정체성이 꽃피는 곳이기에 울퉁불퉁해도 괜찮다. 아직도 사람들과 있으면 압도당하고 망설여지고 용기가 필요한 순간도 있다. 그렇기에 더욱더 나는 교사라서 다행이다. 교실은 존재와 존재가 만날 수 있는 회복과 성장의 장소다. 존재를 놓쳤다가도 다시금 잡고, 그 순간에 머무르려 한다. 그때 만나게 되는 아이들의 살아있는 눈빛은 참 경이롭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는 삶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아이들이 작은 행동 하나에도 얼마나 큰 용기가 담겨 있는지 알기에 미소가 지어진다. 사람이 참 어렵고 귀한 나, 이 마음을 언제나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