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화 (소나무)
가을이구나!
24 년 전 제자에게서 카톡이 왔다.
내가 첫 교직을 시작한 곳이 산청에 있는 덕산중학교이다. 4년 6개월을 지리산 아래 덕산중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만난 학생이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데 노래가 흘러 나와 내 생각이 났다고 하면서 글을 보내왔다. 수학여행 때 내가 '어부의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새삼스러우면서 반가웠다. 나를 기억해 준 것도 반가운데 내가 부른 노래까지 기억해 주니 정말 반갑고 기뻤다.
'어부의 노래' 아! 내가 이런 노래를 불렀었구나! 그때 난 참 순수했나보다.
어머님은 된장국 끓여 밥상위에 올려 놓고 고기 잡는 아버지를 밤 새워 기다리신다.~~~
몇 달 전에도 전화가 왔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금도 학생들 보충수업비 선생님이 대신 내어 주냐고 물었다. 내가 다시 물었다. 내가 그때 보충수업비를 대신 내어 주기도 했냐고?
잊고 살았던 나의 순수했던 지난 날을 떠 올리게 해 준 그 제자가 참 고맙다. 가을이라서 생각이 났다고 한다. 나도 가을을 좋아한다. 농번기에 가정실습을 하면 동료교사들과 지리산 산행을 종종 갔다. 수요일마다 직체 때는 배구를 하며 손두부, 도토리묵에 탕수육을 먹으며 지냈던 그 때 그 시절이 떠 오른다.
아련하고 잔잔하고 촉촉하게 그 때가 생각난다.
날씨만 좋으면 지리산을 오르내리던 그 때가 좋았다.
고맙다. 기분좋다. 설레인다. 따뜻하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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