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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호. '한 줄 역사 쓰기'로 다양한 관점 갖기

홍석연(봄) 2021. 5. 12. 11:22

추주연 (단풍나무)

중학교 1학년 <정치 생활과 민주주의> 시간에 정치를 포함한 사회 현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수업을 시도하였다.

모둠별 활동지

1. 내가 생각하는 ‘올해 우리 반의 3대 사건’은 무엇인지 적어봅시다. 그 사건을 떠올리면 어떤 기분(감정)이 드는지 적어봅시다.

2. 다른 친구들이 발표하는 ‘올해 우리 반의 3대 사건’을 듣고 느낀 기분(감정)이나 생각을 적어봅시다.

3. <우리 반 다섯줄 역사> 오늘 아침 등교하여 지금까지, 우리 반에서 있었던 일 중 가장 중요한 사실을 서술해 봅시다.

4. 모둠원들이 쓴 다섯줄 역사를 읽고 느낀 기분(감정)이나 생각을 댓글로 써줍니다.

5. <한줄 역사> 사진 속의 장면을 한줄 문장으로 기록한다면 어떻게 쓰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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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아이들은 올해 우리 반의 3대 사건을 적어보는 활동을 제시하자 시끌시끌 활기가 넘친다. 체육대회 준우승, 야영, 축제, 전주 한옥마을 체험학습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우리 반에서 공통적으로 많이 나온 사건은 담임선생님이 처음 눈물 흘린 사건이다. 민이가 발표한 3대 사건은 모두 누구랑 누구랑 사귄 이야기이다. 6반에서 함께 생활했지만 각자가 꼽는 3대 사건은 참으로 다양하다. 아이들은 ‘우리 반 3대 사건’과 그 사건을 떠올리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이야기하느라 신났다.

3~4.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우리 반 역사 다섯줄로 적어보기.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서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적어 보도록 했다. 모둠원이 돌려 읽으며 읽은 후 기분이나 생각을 댓글로 적어준다. 한 장소에서 같은 시간을 경험했지만 아이들이 기억하고 서술하는 우리 반의 오늘 하루 역사는 다 다르다.

다섯줄 역사에 대한 아이들의 댓글

- 아팠겠네.

- 머리에 쇼크가 왔을 것 같다.

- 아쉽겠다.

- 부럽겠다.

- 그랬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친구가 걱정되었겠구나.

나 : 6반 스물다섯 명이 스물다섯 가지의 역사를 적었는데요, 이 중에서 하나만 맞고 나머지는 틀리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 : 아니요.

나 : 오늘 우리 반에서 있었던 일은 실은 하나죠. 그런데 역사로 남긴다면 여러분들이 쓴 것처럼 다양한 관점으로 서술될 수 있겠군요?

아이들 : 네~

5. 수출 물품을 운반하는 화물선의 사진을 보여준다. 역사로 서술한다면 어떻게 쓰겠는가?

일제강점기 제물포항에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미곡을 쌓아놓은 사진을 보여준다. 한줄 문장으로 역사를 기록한다면 어떻게 쓰겠는가?

나 : 이 장면을 수출이라고 쓰면 어떨까요? 틀린 걸까요?

범준 : 아니요. 수출은 수출이죠.

하윤 : 틀린 건 아닌데 그건 약탈이죠.

아이들의 한줄 역사

- 우리나라가 일본으로 쌀을 수출하고 있다.

- 일본에게 헐값으로 쌀을 판다.

-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서 생산한 쌀을 강탈했다.

- 수출이자 수탈인 역사적 순간

함께 나누는 이야기가 가벼우면서도 깊다.

아이들은 즐겁고 가볍게 다양한 관점으로 사회 현상을 받아들이고 나누는 것으로 보인다.

눈에 보이는 장면만이 아닌 이면의 것을 함께 보는 것도 선뜻 자연스럽게 한다.

아이들이 적은 우리 반 역사와 한 줄 역사가 나에게도 새롭고 흥미롭다. 자기 이야기를 편하게 하고 친구들 이야기에 공감하는 아이들 모습이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관점을 세우는 것을 경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