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향
지금은 울산으로 내려가는 차 안이다. 양주 글램핑은 다행히 날씨가 많이 춥지 않아서 지내기가 편했다. 어젯밤 모닥불 피워서 고기 굽고 요번엔 겨울이라 호일에 고구마를 싸서 구워봤다. 추운데 호호 불며 먹는 맛난 고기와 군고구마가 꿀맛이었다.
어두워지니 장작불이 한몫을 하는데 금방 다 타버렸다. 아들이 주위에 있는 나뭇가지를 많이 주워 와서 불을 더 피운다. 사서 더 피우자니까 돈 아깝단다. ㅎㅎ 늘 비싼 물건을 거침없이 사달라고 요구만 해서 돈 아낄 줄 모른다 생각했는데 저런 면도 있구나 싶어서 기특하고 반가웠다.
산중의 온도는 해가지니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 쌀쌀하다. 모두 일찍 씻고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텐트 안은 전기 판넬로 된 바닥에 이불을 깔아 놓으니 뜨끈뜨끈 한 것이 옛날 온돌방 아랫목 같은 느낌이 나서 잠시 추억이 생각나기도 하고 도란도란 다섯 식구가 둘러 앉아 다리 펴고 한 이불 속에 있으니 참 정답다. 가끔씩은 이렇게 텔레비전 없는 곳에서 지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하고 싶은 얘기도 더 많이 나누게 되고 더 정다운 느낌이다.
칭찬 4가지와 바람 한 가지! 과제 낸 것을 안 해올 줄 알았는데 이쁘게도 다들 정성스럽게 준비 해온 것 같다. 몇 번 해 본 것이어서 그런지 정말 다들 신중하고 생각들 많이 해서 써 온 것 같다.
남편은 엑셀로 직접 쳐서 왔다. 칭찬 중에 나에게 끝까지 같이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이 인상에 남는다. 바람은 건강 챙기기와 바쁘더라도 특별 요리는 한 번씩 해 주면 좋겠다고...ㅎㅎ 내년에는 가정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큰딸은 나에게 바쁜 시간임에도 무엇을 묻거나 의논하면 거절 없이 끝까지 들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부모님의 사는 모습을 본보기가 되게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 그리고 가족여행을 매번 추진하는 것과 끝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칭찬했다. 칭찬은 사람의 맘을 참 기쁘게 한다.
둘째딸은 친구가 집에 놀러 왔을 때 맛난 음식 접대와 늦은 나이임에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칭찬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역시나 바람은 건강 챙기기다.
아들은 나의 요리와 무엇을 하면 끝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칭찬했다. 난 아들이 무엇을 하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바라는 터라 그런 모습을 보아왔다는 것이 무엇보다 반갑고 기쁘다. 자식교육은 말보다 보여주는 교육이 제일이라고 여기는 사람이라 그 칭찬이 더더욱 반갑게 여겨진다. 다섯 식구 모두 칭찬한 공통점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반갑고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아들이 늘 철없고 어린 줄로만 알았는데 캠핑장에서 손수레에 짐 싣고 나르는 것을 보니 든든하고, 어른스러워진 모습을 보게 되어 맘이 놓이고 대견하고 반갑고 기특하다. 이런 것들이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가족들의 평소와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는 것, 가족의 똘똘 뭉쳐지는 단합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그리고 가족의 정이 더 돈독해진다는 것이 참 좋다.
아직도 울산으로 가고 있으려니 큰 딸에게 카톡이 왔다. 울산 팀이 피곤할 것 같으니 다음에는 중간지점으로 하자며 염려한다. 이런 가족의 정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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