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평화)
지난 해에 첫 날 만들었던 학급규칙을 올해는 7일 동안 학교생활을 해 보고 만들었다.
거의 5일씩 걸려 외웠던 아이들 이름을 3일 만에 외우고, 웬만큼 특성도 파악한 후 학급임원 선거를 마치면서 우리 반이 어떤 반이 되면 좋을지 생각해보자고 해놓고 이틀을 더 지냈다.
나 : 선생님이 임원선출 후에 하자고 한 게 있었는데 기억나니?
현석 : 아! 학급규칙을 정하기로 했어요.
아이들 : 맞다.
나 : 생각났구나. 장하다. 근데 학급규칙을 무엇 때문에 정해야 돼? 그냥 지내면 안 되나?
선우 : 행복한 반이 되려구요.
나 : 행복한 반이 되는데 규칙이 필요하단 말이구나. 그래, 그렇다면 요 며칠 우리 반은 별 규칙 없이 지냈는데 선우는 어땠어?
선우 : 솔직히 선생님 안 계실 때 시끄럽고 자꾸 다퉈요.
나 : 그런 일이 있었구나. 반장인 네가 신경이 좀 쓰였겠다. 그래,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너희도 말해줄 수 있겠니?
현석 : 화장실 갈 때나 밖에 나갈 때 복도에서 뛰어 다니는 애들이 많아요. 시끄러워요.
나 : 그랬구나. 너희도 선우와 현석이 생각과 같니?
아이들 : 네~
나: 그랬구나. 그런데 그런 상황들을 보면서 너희는 어떤 기분이 들어?
솔 : 걱정돼요.
나 : 아~ 걱정됐구나.
선우 : 짜증나요.
나 : 짜증도 났었구나. 왜?
선우 : 시끄러울 때 조용히 시키고 싶은데 말을 안 들어요.
나: 선우는 반장으로서 조용한 교실을 만들고 싶은데, 아이들이 따라주지 않아서 많이 속상하고 힘들었구나. 그래서 규칙을 만들면 그런 문제들이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지?
선우: 네, 맞아요.
나 : 와~ 놀랍다. 선우가 맘고생도 많았지만, 학급을 위해 생각을 참 많이 했네. 너희는 선우 이야기 듣고 어떠니? 다른 친구들의 의견도 듣고 싶어.
준영 : 저도 우리 반 규칙을 만들면 좋겠어요. 쉬는 시간에 놀잇감을 가지고 놀 때 종종 다투기도 하고 욕을 하기도 해서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거든요.
나 : 준영이 얘기는 우리가 규칙을 만들어서 지키면 그런 문제들이 해결되고 행복한 반이 만들어 질것 같단 말이구나. 어떠니 너희들도 같은 생각이야?
아이들 : 네~
나 : 좋아! 그럼 우리 같이 학급 규칙을 만들어 볼까?
아이들 : 네
나 : 좋아. 우리가 어떤 규칙을 만들면 좋을까?
지희 : 우리가 꼭 지켜야하고 지킬 수 있는 거요.
나 : 아, 맞아. 우리한테 필요한 규칙이니 꼭 지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하겠지? 너희 얘기 듣다보니까 선생님 기분이 엄청 좋다! 듣고 너희 기분은 어때?
아이들 : (환하게 웃으며) 기분 좋아요. 최고에요. 선생님 좋아요.
나 : 나도 너희가 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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