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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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로 가꾸는 공감교실이야기

제137호. 충분히 공감하면 잘못을 지적해도 잘 받아들입니다.

홍석연(봄) 2021. 5. 24. 13:41

강은주 (트리앤트리)

 

우리 반 성빈이가 몸살로 점심을 먹기 어려우니 죽을 사러 가겠다고 해서 외출증을 써 주었다점심시간이 끝날 때쯤 위조가 의심된다며 사진을 찍어서 보내왔는데 외출증 이름 부분에, '박효진'  써넣어 효진이도 같이 외출하였다. 위조된 외출증을  순간 매우 놀라고 배신감이 느껴졌다수빈이와 효진이 둘 다 내가 매우 신뢰하던 학생들이었기  때문이다. 5교시 우리 반 수업 때 당장이라도  일에 대해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여유있게 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서 일단 모르는  수업을 했다.

 

종례  수빈이와 효진이를 불렀다.

 

: 효진이와 수빈이 선생님한테  얘기 없니?

 

아이들:(당황하며점심시간에 무단외출 했어요.

 

: 그래... 샘이 외출증에 효진이 이름 써넣은 것을 보고 믿기지가 않았어배신감도 느껴지고샘은 수빈이와 효진이가 하는 말을 의심하지 않을  없게  것이 너무 속상해 너희 둘을 정말 믿었고 계속 믿고 싶거든샘은 이제 어쩌지?

 

아이들: 죄송해요.

 

: 우리 효진이와 수빈이가  그랬을까?

 

효진: 수빈이가 아파서 혼자 가는 것이 걱정됐어요

 

: 그런 이유라면 수빈이가 외출증 받을  얘기하지 그랬어.

 

효진: 샘이 허락해주지 않으실  같아서요. (효진이의 성향과 말하는 느낌이 완전히  이유만은 아니었던  같았다.)

 

:  얘기를 들으니 샘이 섭섭해걱정되기도 하고효진이가 샘을 믿지 못하는  같기도 하고 혹시나 필요한 얘기를 못할 때도 있을까 싶어서.

 

효진아니에요사실 학교를 벗어나 자유롭게 외출하고 싶었어요.

 

: 수빈이가 나간다고 하니 효진이도 학교를 벗어나는 자유로움을 잠시나마 느끼고 싶었구나 공감이 되는 !! 샘도 근무시간에 외출하면 꿀잼이긴 하더라구.

 

효진: .

 

: 그러고보니 우리 효진이가 FC 성향이었지!! 그럼 더더욱 유혹을 느꼈겠구나그럼 효진이는 이번 일을 계기로 배워야할  있어효진이는 자유로운 영혼이니까 충동적으로 규율을 어기고 싶을 때가 있을거잖아그럴  오늘처럼 하면 신뢰를 잃을  있어그러니까 그럴  신뢰를 지키면서도 자유를 누릴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겠어 얘기 어때?

 

효진:  말이 맞는  같아요. (마음이 편해 보임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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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상담하거나 지도할 때 문제점과 개선해야 하는 이유, 올바른 생각과 행동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곤 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변화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관계마저 멀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운산고에 와서 공감교실 모임을 만나게 됐다. 공감교실의 진정한 의미를 내면화하고 대화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했다. 2주에 한 번씩 운영되는 교내 공감교실 교사동아리와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수도권 교사공감교실 워크숍이 좋은 연습의 장이 되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고 생각과 본심을 잘 성찰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사가 되고 싶다. 이러한 나의 바람을 지원해주는 공감교실이 있어 든든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