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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교실쌤들의 마공이야기

'어쩌라고'가 '말이가 방구가'로~~!

신정훈(참바람) 2021. 6. 21. 14:30

올해 학급당 20여명의 초3 6개반, 초6 3개반 체육전담을 맡아서 수업하고 있다.

2주 전 쯤인가 3학년 2반 체육 수업 시간 끝나가는 중에~~ 한 학생이 찾아와서

S: 선생님, ㅇㅇ이가 연습하고 있는데 자꾸 괴롭혀요

T: (흠, 이 친구 자주 나한테 와서 이렇게 말한다. 요번 기회에 말버릇도 좀 알아차려 변화도 시켜보고, 다른 아이들도 종종 그러는 친구들이 있어 이 참에 본보기로 말공부 함 해보자는 의도를 가지고) 그래서 나한테 그걸 말하는 이유는?

S: (당황한 표정으로)음, (가만히 있는다)

수업도 끝나가고 해서 아이들 전부 불러모았다.

T: 얘들아, 샘이랑 S를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괜찮겠나?  (아이들: 예)  S가 oo이가 자기를 자꾸 괴롭혀요 라고 선생님한테 말하는데, ㅇㅇ이가 샘한테 뭘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잘 모르겠거든.. 예를 들면, 괴롭히는데 혼 좀 내주세요 라던지, 아니면 괴롭히는걸 그만하게 좀 도와주세요 라던지, 선생님한테 뭔가 바라는 걸 자세히 얘기해주면 좋겠는데, 그냥 괴롭혀요  라고 샘한테 말하면 나는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너네는 어떻게 생각드니?

아이1:  음 그러면 선생님 그건 말이가 방구가 하고 같은거네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거잖아요..

T: (아하 바로 나의 어쩌라고는 얘들의 말이가 방구가 하고 일맥상통하는 뜻이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 그래 그 말이가 방구가 하고 같네.. 아 속이 시원하다. 샘은... S는 듣고 어떤데?

S: 알거 같애요... 

T: 그러면 S는 샘한테 어떻게 해주길 바란거지..

S: 음... 그냥 ㅇㅇ이가 나한테 그러는게 싫어서 샘한테 말하고 싶었던거 같애요.

T: 그렇구나.. 그러면 샘한테 말하고 지금은 괜찮나? 이렇게 친구들앞에서 같이 얘기해서 좀 부끄럽거나 억울하지는 않나?

S: 아니요...(웃는다)

T: 오.. 그렇구나.. 그러면 ㅇㅇ이랑은 둘이 해결해볼 수 잇겠나? 

S: 예

이 뒤로 애들과 말이가 방구와와 어쩌라고에 대해 좀 더 얘기했던 거 같다.. 나한테도 의미있는 순간이었고, 애들한테도 뭔가의 알아차림이 생긴 듯 보였다.

의미있는 순간이란~~ 나의 어쩌라고 라는 생각을 애들에게 개방했을 때, 아이들의 언어로 말이가 방구가로 해석되었을 때 뭔가 만남이 이루어지는 듯한 짜릿함과 웃음이 팍 터졌었고, 그 뒤에 이어지는 말할 때의 방법에 대해 서로 주고 받은 얘기가 서로 통한다는 느낌이 팍팍 들어서~~^^

오늘도 체육수업시간엔 말이가 방구가가 나왔다.. 애들은 그 말 하거나 듣고 나선 다시 뭔가 생각하는 듯하며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자기를 들여다보는 짧은 순간들을 가지는 기회가 된다.. 참 좋다..~~^^ 그리고 나도 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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