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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호. 선생님, 한결이가 칠판에 과제를 적고 있어요!!

홍석연(봄) 2021. 5. 11. 15:25

김정석(소망)



1학기 내내 수업 시간이면 엎드려 자던 한결이. 학습 능력은 있어 보이지만 왠지 열의가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답답하고, 서운하고, 화가 나곤 했었다.

나는 2학기가 되면서 1학기 때와 달리 모둠별 활동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2014.09.01)은 아이들에게 과제를 주고 칠판 나누기를 통해 결과를 칠판에 적도록 했다. 한결이와 지원이가 한 팀을 이뤄서 과제를 하고 있었다.

- 교사 : 어? 오늘은 안 자네?

- 한결 : (웃으며) 아, 왜요~

- 교사 : 한결이가 해 보는 게 어때?

- 한결 : (웃으며) 아, 왜요~ 지원이 시켜요.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 교사 : 지원아, 그럼 네가 같이 하고, 그걸 한결이보고 나가서 적으라고 시켜라.

- 지원 : (웃으며) 네.

- 한결 : 지원아, 너 선생님 셔틀이야?

- 교사 : 한결이 그럼 너는 셔틀의 셔틀이잖아. ㅋㅋ

다른 모둠에게도 과제 안내 겸 순회를 하고 있는데, 지원이가 나를 부르더니 소리친다.

- 지원 : 선생님, 한결이가 해요. (한결이가 칠판에 나가서 답을 적고 있었다.)

- 교사 : 우와, 진짜네~

- 한결 : 아이, 진짜. 저 원래 잘 한단 말이에요!! (민망한 듯 웃으며)

특별히 아이들 대할 때 어떤 말법을 구사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편하게 장난도 치면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주로 엎드려 자던 한결이가 깨어난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 기뻤다. 그리고 그걸 놓치지 않고 한결이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내가 기특했다. 옆에서 한결이에게 지지를 보내는 지원이의 마음도 참 곱게 다가왔다. 수업에서 한결이와 만나고, 지원이와 만날 수 있어서 재미나고 편안했다. 앞으로 한결이처럼 깨어서 함께 하는 아이들이 더 늘어나는 수업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