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선 (별)
교육문화예술제가 11월 28일 2시에서 5시까지 열린다고 한다. 그래서 관리자, 인솔교사, 학생들의 인원을 조사해서 보내라는 공문이 왔다. 11월 28일날 오후에 출장을 가려고 하니, 수업도 걸리고 교지작업도 막바지라서 가고 싶지 않았다. 출장이라도 수업을 교체해서 가야하기 때문이었다.
부장선생님도 작년에 그 곳에 가기 싫어하셨지만 내가 담임이라서 부담스럽다고 해서 가셨다. 올해도 부장선생님이 별로 내키지 않았다. 부장선생님께 부탁을 드리려고 하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도 하기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시킨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먼저 교육청에 장학사님께 전화해서 인솔교사가 꼭 같이 가야 하는지 여쭤보았다. 그랬더니 안전이 문제라고 인솔교사가 꼭 와야 된다고 하셨다.
부장선생님께 한 번 말씀드려보고 안 되면 내가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부장선생님, 울산교육문화예술제에 교장선생님이 가시고, 학부모님은 작년 우리반 반장어머니가 가셨는데 이번에도 가주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학생들은 12명 다 채웠어요. 인솔교사만 남았어요. 작년에도 부장선생님이 가주셔서 이번에는 제가 가는 게 맞는데요. 이번에 맘이 무거워요. 교지작업도 막바지이고 여러 가지로 신경 쓸 일이 많아서요. 부장선생님이 안되시면 제가 가도록 하겠습니다.
부장샘: 샘이 일을 다 하는데 내가 갈게. 부장이 그 정도 일은 해줘야지.
나: 부장샘, 고맙습니다. 마음의 짐을 덜었습니다.
이번주 내내 갑자기 일이 몰려서 부담스러웠다. 사실 생각해보면 출장내서 가는 일이 뭐 그리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있는데 나에게 참으로 부담스러웠다. 특히 작년에도 가셨는데 올해도 부탁드리는 게 합당하지 않다는 내 판단이 있었다. 그래서 말꺼내기가 어려웠다.
'그 곳에 가고 안가고'가 부장샘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니, 맘이 좀 가벼워져서 표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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