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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호. 앙금이 남은 아이 지도하기

홍석연(봄) 2021. 5. 11. 15:49

이선희(평화)

우리 반에서 키가 크고 좀 뚱뚱한 편이며 아이들한테 예쁘다는 소리를 듣기를 원하는 여자아이가 있다. 그 아이가 집에 가다말고 교실로 들어왔다.

은서 : 선생님, 제가 운동장에서 남자 얘들이 축구하는 걸 그냥 보고 있는데, 태현이와 호준이가 저보고 아줌마라고 놀렸어요.

나 : 많이 속상하고 기분 나쁘고 어이없었겠네!

은서 : 네.(눈물이 핑그르르 돈다.)

나: : 얼마나 속상하고 기분 나쁘면 선생님한테 와서 이르겠어. 맘 상하는 일이 있을 때 나전달법으로 네 감정과 생각을 잘 전달하는 네가.

은서 : 너무 기분 나빠요. 걔네들이 밉고.

나 : 그랬겠다. 기분 나쁘고 얄미워서 한달음에 선생님한테 도움을 청하려고 왔구나. 걔네들은 지금도 축구하고 있어?

은서 : 네.

나 :지금 집에 갈 거야?

은서 : 학원 때문에 바로 가야해요.

나 : 그렇구나. 그럼 집에 가다가 태현이와 호준이 보고 선생님이 교실로 오란다고 말 할 수 있겠니?

은서 : 네. 그럴게요.

나 : 그래. 기분은 풀렸어?

은서 : 네. 좀 괜찮아요. 선생님이 잘 해결 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나 : 선생님을 믿고 있구나. 두 명과 이야기 해보고 내일 셋이서 더 이야기 나누면 어떨까?

은서 : 네. 선생님.

나 : 아이들 교실로 오라고하고 잘 가거라.

두 남자아이가 땀을 흘리며 들어왔다.

나 : 애들아, 축구하면서 은서보고 뭐라 했니?

태현, 호준 : 아니오. 은서가 있는 거는 봤지만, 우리는 우리끼리 쳐다 보며 아줌마라고 했어요.

나 : 너희 말은 은서한테 직접 아줌마라고 말은 하지 않았다는 거구나.

태현, 호준 : 네.

나 : 그렇다면 억울하겠네?

태현, 호준 : 네.

나 : 근데, 내 생각을 들어볼래? 축구하는 걸 은서만 보고 있는데, 너희들이 아줌마라고 말한 것은 은서를 놀릴 요량으로 표현한 것 같애. 어떻게 생각해?

태현, 호준 : 맞아요. 그런 맘 있었어요.

호준 : 예전에 친구 세 명과 정육점을 지나가며 돼지고기 있다라고 말했는데, 은서가 때렸었거든요.

나 : 그런 일이 있었어? 은서보고 한 말도 아닌데 은서가 때려서 아프고 억울했었나보다. 오늘 일과 좀 비슷하구나. 너는 은서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들어.

호준 : 말 잘하고 힘세서 가끔 때릴 때 싫어요.

나 : 은서가 때릴 때가 있었구나. 그럴 땐 싫겠다. 오늘은 은서를 보자 싫은 마음이 올라와서 그런 말을 한 거야?

호준 : 네.

나 : 근데 선생님은 너희 이야기를 듣고 답답해졌어. 나는 우리 반 친구들끼리 서로 이해해주며 아껴주고 배려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는데, 한 사람이 친구를 놀리는 말을 하면 다른 사람이 기분이 나빠져서 사이는 계속 안 좋게 되잖아. 너는 은서와 어떻게 지내고 싶은 거야?

호준 : 저도 잘 지내고 싶어요.

나 : 그렇구나. 그 말 들으니 선생님이 안심된다. 잘 지내는 방법만 네가 찾으면 될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까?

호준 : 은서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하지 않으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은 내일 은서 만나서 사과하면 될 것 같아요.

나 : 네가 그렇게 행동하겠다고 하니 반갑고 다행스럽다. 그리고 너한테 믿음이 간다. 너는 한 번 하겠다고 약속한 말은 꼭 실천하잖아.

호준 : 네.

나 : 그런데 태현이는 은서한테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했어?

태현 : 같은 모둠하는데 배려해주지 않고 지가 원하는 대로 해서 얄미웠어요.

나 : 너는 서로 배려하며 모둠활동 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고 노력하는데 은서가 그랬다면 짜증나고 싫었겠다.

태현 : 네. 지맘대로만 하려고 해서 싫었어요.

나 : 많이 속상하고 은서가 얄미웠겠다.

태현 : 네.

나 : 그럼 지금 은서가 없으니까 내일 은서와 태현, 호준이가 선생님과 같이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면 어떨까?

태현, 호준 : 그러면 좋겠어요.

나 : 지금 기분은 어때?

태현 : 은서를 은근 놀려줘서 불편했는데, 개운해졌어요.

나 : 호준이는?

호준 : 저도 마음이 꺼림칙하지 않아서 좋아요.

나 : 선생님도 너희와 이야기 나누고 문제가 잘 풀릴 것 같아 안심돼. 내일 보자.

태현, 호준 : 선생님, 사랑합니다.

나 : 그래. 잘 가거라.

은서는 참 똑똑하지만 스스로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아이라서 친구들이 자신을 보고 하는 말이 아니어도 듣기 싫은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이다. 하교 길에 남자아이들한테 놀림을 받고는 너무도 속상하고 기분이 언짢았을 것 같다. 가끔 은서가 옳고 그름에 대하여 너무 분명하게 따져 말할 때 남자 아이들 중 일부는 비호감을 갖는 것 같다. 여러 번 울면서 나오는 은서, 감정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고 잘하는 것과 관계를 원만하게 맺으려고 긍정적인 노력을 할 때마다 칭찬을 해주어야겠다. 자신이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도록 도닥여 줘야겠다. 내일 아침에 친구를 놀리는 문제에 대하여 같이 토의를 하며 가치를 만들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