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식 (조레이)
유학생활로 집을 떠나 있던 아들이 10개월 만에 돌아왔다. 주말엔 축구도 하고, 테니스도 가르쳐주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들은 예전보다 의젓해지고 우리 얘기를 곧잘 들어주기도 하지만 집에 온 지 20일이 되어 가는데 정작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 게임에 전념하는 듯 보인다. 나는 아들이 집을 떠나 있는 동안 가졌던 마음도 듣고 싶고 이제는 진로에 대한 고민도 진솔하게 나누고 싶어서 사전에 아내랑 서로의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갖고 나서 아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아내는 예전과는 다르게 아이의 행동을 보고, 화를 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이해하며 기다려줄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러면서도 해야 될 일을 하지 않고, 엄마의 바람을 무시 당한 것 같을 때 기분이 언짢기도 하다고 한다. 나는 비교적 아이를 친구같이 편하게 대하고 있으며, 18살이니 진로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또 엄마 아빠의 마음을 알아 줬으면 좋겠다.
< 아들과의 마음리더십대화 >
나 : 아들 집에 온지 20일이 다 되어가네, 집에 오니까 어때?
아들 : 좋아요. ㅋㅋ
엄마 : 아무래도 집이 편하지, 먹는 것도 그렇고, 요즘 살 좀 찐 것 같은데~
나 : 그래, 집에 있는 동안 편히 쉬고, 여행도 하고, 영화도 보고, 즐겁게 보내고 갔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들, 엄마가 며칠 전 보여준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의 영상에 별 관심 없는 걸 보고 난 좀 의아하고, 궁금하고 걱정이 되더라. 토마스 프레이의 영상에 대해 어땠는지 궁금한데 들려줄 수 있을까?
아들 : 왜요? ( 대답이 짧다 )
나 : 왜냐하면 넌 이제 대학 진로에 대해 목표를 세워야 하고, 또 전공을 잘 선택해서 취업도 해야 되는데, 지금이 정말 중요한 시기라 생각하니, 이런 것에 대한 너의 생각을 듣고 싶었어. 사실 아빠도 거기 사정을 잘 모르니,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야.
아들 : 아~ 학교에서는 11학년이 되면 진로상담을 해요. 내가 전공하려고 하는 게 기계공학이니까, 이런 학교들과 관련된 정보도 알려주고, 그리고 저는 장학금제도가 있는 학교를 가고 싶고, 홈스테이 하신 분도 동부에 이사 가면 그 곳에 좋은 학교 많이 있으니 자기 집에서 있으래요.
나 : 아들 대단한데, 진로와 전공에 대해서 미리 준비하고 있었구나. 게다가 홈스테이 하신 분이 너를 참 좋아하시는 모양이구나. 네가 잘 생활하고 있으니 그런 제안도 받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학교에서는 어땠니?
아들 : 네~ 학교에서도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고, 같이 운동하는 애들이랑 재미있게 지내요.
엄마 : 참 대단해 아들. 학교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합격까지 한 상태에서 현재 학교에서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게 놀라워~ 그리고 네가 너의 생각을 얘기하는게 반가워.
아들 : 그냥, 제 생각을 얘기한 거예요. 친구들과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지금 이 곳에서 더 잘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나 : 그래. 아들 대견하다.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나이가 된 것 같네. ㅎㅎ 우리 아들은 참 장점이 많은 것 같은 데, 2가지만 얘기해 줄래? 듣고 싶어.
아들 : 응, 누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 하는 것 같아요.
나 : 그러니까 자립심과 적응력이 높다는 얘기구나. 이제 군대도 가야하고, 진로선택에 중요한 시기란 걸 알거야. 여지껏 잘 해 왔으니, 미래를 위해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하자.
아들 : 네 알았어요. 책 주문도 했고, 숙제랑도 해야죠. 넘 걱정 마세요.
아내 : 그래~ 예전같으면 화내고, 짜증냈을 텐데 네가 이런 얘기 해주니 안심된다.
나 : 나도 오늘 듣고 보니 대견하고, 기특하다. 아들은 ?
아들 : 저도 좋아요.
나 : 당신 더 할 얘기 없어? 아들도 더 할 얘기 있니?
대화 전 아내와 마음 비우기를 하고 아들과 대화를 하니 한결 편하고, 본심을 표현하니 더 대화가 잘 되는 것 같다. 아쉬움을 표현 못한 것은 다시 표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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