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단기수업지원 배정을 받지 않았다. 교육지원청에서 근무하며 최고의 휴식 시간을 보내고 있다. 편안한 공간에서 나에게 집중하며 글을 쓸 수 있는 지금이 참 좋다. 요즘처럼 내가 행복해 하는 날이 있었을까? 지금이 충분하고 자유롭고 편안하고 느긋하고 따뜻하고 푸근하다. 내가 나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늘 아침 이른 시각에 잠에서 깨어 곁에서 잠들어 있는 남편을 바라보았다. 머리의 반 정도만 머리카락으로 덮여 있고, 굵은 주름에 잔주름까지 많아진 얼굴은 손주만 있으면 딱 할아버지다. 가만히 쓰다듬으니 눈을 떴다. "사랑해요! 쪽!" 남편이 배시시 웃으며 나를 안아주었다. "어제는 내가 투덜거리며 갓김치를 담가 마음 상했죠!" "늦은 시간에 김치 담그느라 수고했어요. 내가 싱싱한 청갓을 보고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