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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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공 회원가입 인사 65

부탁을 했다

거절을 못해 학년부장을 맡았고 학년운영을 하면서 남이 하기 싫은 일, 부담스러운 일은 대부분 내가 도맡아 처리했었다.요즘 부쩍 신경쓸 일이 많아서 여유가 없었다. 우리 학교 관리자들이 까탈스럽지 않아서 2학기 동료장학은 학년공동지도안만 내고 실제 수업공개는 하지 않고 협의록만 작성해 내라고 해서 좋았다. 그런데 내일까지 사후협의록을 내야하는데 잊고 있었다. 예전 다른 업무부장을 할때 각종 협의록을 잘도 만들어 냈었는데 왠지 하기가 싫다. 머리쓰는 것도 귀찮고 눈도 침침하고 정말 하기가 싫었다. 다른 동학년 선생님께 써달라고 부탁을 해야겠다 싶었다. 제일 신임하는 Y선생님께 사정을 얘기하고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자기가 하겠다고 했다. 평소 많이 도와주셔서 자기가 더 감사하다고 얼른 써보겠다고 한다. 홀가분하..

미세한 움직임

일주일에 토요일 하루는 나에게 맡기기로 했다. 일어나고 싶을 때까지 자고 움직이고 싶을 때까지 가만히 있고 한달을 그랬더니 지난주는 산책을 나오고 싶었는데 도저히 힘이없어 그대로 뻗어있었다. 오늘은 아주 천천히 준비를 하고 오후 4시쯤 산책을 나오게 됐다. 책을 읽으려고 들고나왔는데 한시간쯤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카페에 와서는 멍하게 있다.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는 빨간 나뭇잎이 살아있는것 같아 싱그럽다. 저쪽 녹색 나무는 야들거리지 않아서 움직이지 않는 듯 보여도 어느순간 가지 끝 어딘가가 살랑이고 있다. 빨강의 움직임을 기준으로는 안움직이는 것 같지만 초록의 움직임에 눈을 맞추고 있으면 샤샤샥 움직임이 보인다. 점점 더 많이 보인다. 내가 보기시작하자 초록의 움직임이 많아진걸까? 내가 주의를 기울여 움..

총회 후유증 자가치유

불안하다. 스마트폰의 티스토리 댓글 알림이 뜰 때마다 댓글다는 분위기에 합류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싶어서. 눈치보인다. 총회때 교사공감교실 운영중 역할에 관한 주제로 얘기할 때 이제부터 올라오는 마공릴레이 글에 댓글을 열심히 달겠다했는데 혹시 전체 게시글에 댓글단다는 걸로 사람들이 생각하는게 아닐까 싶어서. 걱정된다. 회원들이 나를 허언증있는 사람으로 보는거 아닐까 싶어서. 가벼워진다. 계속 쌓여가는 불안감,눈치,걱정을 글쓰면서 덜어낼 수 있어서. 안심된다. 예전의 습관은 부정감정은 외면하거나 안느끼려했는데 자각하고 글로 표현할 수 있어서. 든든하다. 불안해하고 눈치보고 걱정하는 나를 보면서 그래, 나는 내가 한말은 지키려고 노력하는 책임감있는 사람이지라는 게 자각이 되어서.

그만하면 되었다.

올해 2월, 이렇게 여유가 없을줄 모르고 현장연구를 덥썩 물었다. 선생님들을 인터뷰해서 원격수업 경험의 의미를 분석하고 있다. 마음이 바쁜데 진도는 잘 안나간다. 조바심 난다. 조바심 난다. 조바심 난다. 읽다가, 어떤 샘의 이 말이 나를 속상하게 한다. "적응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나름대로 현재에 최선을 다할 뿐이고. " 이말이 자신의 한계를 알고 지금의 최선을 인정해주는 것 같으면서도 왠지 그 최선이 최고는 아니라는 말로 들려서 나는 아프다. 달려서 턱끝까지 숨이 올라도 그저 최선을 다할 뿐, 잘한다 생각지 않아요 하는 선생님들께 누가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만하면 되었어요. 그만하면 충분히 잘했어요. 라고. 자꾸만 뭘 잘못했나 머릿속이 복잡한 나에게도 누가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만하..

뜻하지 않은 여행

토요일 오후 뜻하지 않게 강원도를 가게 되었다. 아무 계획 없이~ 여행중인 스님을 만나러~~그리고 잠깐 그 여행에 합류했다. 일요일 설악산에 올랐다. 흔들바위를 지나 울산바위까지~ 토요일 저녁 부터 일요일 설악산을 내려올 때까지 식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지 몸이 천근 만근~ 마음은 불안, 두려움, (작년에 등산하다 다친 무릎으로 1년째 고생중) 그냥 한걸음 한걸음을 천천히 내딜 뿐이었다. 천천히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정상에 올랐고, 자연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집에 돌아오니 일요일 밤 12시가 넘어 월요일이다. 밤 늦게 허겁 지겁 수업 준비~ 그런데 불안하지 않다. 급하지도 않다. 멈춰있는것 같다. 월요일 오늘 내 마음은? 뭔가 마음속이 조용하다. 시끄럽고 긴장되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행스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