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교실 속 관계가 자라는 연수, 배움회원 모집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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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호. 솜사탕과 호랑이

정유진 (낄낄) 포시라운 지은이는 받아쓰기 컨닝한 걸로 0점 처리 했다가 10분 후에 다시 매겨 돌려주었는데 놀라서 선생님이 공책도 안 줬다고 집에 가서 말하는 녀석이다. (밤 10시 반에 지은엄마는 나한테 전화해서 자기 딸 말만 믿고 소리소리 질러댔었다.) 다른 친구들보다 뭐든 속도가 빠르고 달리기도 잘하는 씩씩한 여학생 태연이는 마치면 학원에 갔다가 지역아동센터에서 놀다가 늦게서야 집에 간다. 벌써 3학년은 되어 보이는 태연이. 이 둘이 12월 짝꿍이다. 며칠 밖에 안 지났는데 지은이 엄마가 아침부터 전화를 하셨다. 지은맘 : 선생님, 지은이가 학교에 잘 다니고 있었는데, 갑자기 짝꿍이 힘들다고 학교 가기 싫다고 아침에 엉엉 울다 갔어요. 나 : 에고 걱정이 많이 되셨겠네요. 지은맘 : 예. 그래서 ..

제73호. 우리 집 대화 패턴이 보인다

주혜란 (복숭아) 나: 엄마, 전주 가는 8시51분 차가 생겼다. 그거 타고 가야겠어. 엄마: 8시51분 차가 자리가 있어? 나: (자리가 있으니까 타고 간다는 건데 그걸 물어보니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티내지 않고) 응. 아빠: 거참 뭔 대화를 하는지 모르겠네. 방금 딸이 8시51분 차를 타고 간다했으면 자리가 있으니 간다는 말이지, 8시51분 차 자리가 있냐고 또 물어봐? 거 참 답답하네! 뭔 대화 같지도 않은 말을 하고 있어! 매번 그러네. 그것도 습관이라니까! 나: (아빠와 내가 생각이 같음에 반갑고 날 대변해 소리내주시는 것 같아 속이 시원하나 분명 아빠의 답답해하는 반응에 엄마가 폭발했을 건데 내가 중간에서 더하면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라 그런 상황을 만들긴 싫어 티내지 않고 입 다물고 있었..

제72호. 행복하고 싶은 나의 본심대로!

박전순 (동그라미) 어제는 닭고기를 먹는 ‘구구데이’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25년 전 9월 9일 남편과 부부의 인연을 맺은 날이기도 했다. 그가 기억해서 알려주지 않음에 섭섭해하지 말고 내가 먼저 알리자. 누가 먼저가 뭐 그리 중요한가. ‘지금 이 순간 기억하고 알리고 싶은 사람이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톡으로 나는 고맙고 든든하네. 당신은 수고 많았고 고생 많았어. 내가 당신과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은 지 25년이 되었어. 25년 전 오늘 우리가 결혼! 라고 보냈더니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반평생을 함께 한 세월 속에서 나로 인해 깊은 상처만 남겨지진 않았는지? 그 상처도 세월 속 그 어딘가에서 날려버리길 바라며...... 오늘 밥한 끼 사려하는데 같이 하겠소? 라는 답톡이 왔다. 이..

제71호. 불평 많은 수정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구나!

김미영 (우리) 학예회 연습 중이다. 불평불만이 많고 부끄럼도 많지만 성실하고 공부에 열심인 수정이. 어릴 때 날 보는 듯 하여 조심스럽고 늘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간다. 뾰족한 저 표현 속에 여리디 여린 마음이 있단 걸 알기에. 1학기에는 거의 표현도 하지 않고 눈치만 보다가 2학기 들어서는 전체 앞에서 자주 발표도 하고 불만도 이야기 한다. 불만을 들으면 ‘우와, 정말 부정적이다. 어쩜 저렇게 부정적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랍다. 수학 시험지 답안에 ‘수직’을 ‘수진’으로 잘못 써서 글자가 틀렸는데도 자기가 실수했다는 걸 인정하거나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툴툴거리면서 이게 왜 틀린 거냐고 따지는데 내 말은 듣지 않고 잘라 먹기 일쑤다. 학예회 연습 때 율동을 하기로 했었는데 한 가지 동작이 너무 민..

제70호. 묻고 표현하며 만들어가는 재미

이선희 (평화) 어제 가을열매 중 석류를 관찰한 후 맛을 보았다. 새콤달콤 맛있게 먹고 그동안 가을에 대하여 공부한 것을 도전 골든벨로 단원 마무리를 했다. 한살림 과자 한 접시씩 모둠별로 나누어 먹으며 농부님께 감사하는 마음 표현도 했다. 그러면서 작은 운동회로 더하고 싶은 운동을 물으니 피구를 하고 싶단다. 오늘 4교시에 피구방법을 가르치고 시합을 했다. 실력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해서 팀을 짰는데 이상하게 키로 두 팀이 나뉘었다. 작은 아이들 팀이 3승으로 이기자 우리 반에서 가장 키가 큰 민이가 ‘졌는데 뭘 더하냐’며 툴툴거려서 한 경기를 남겨놓고 분단별로 줄을 서게 했다. “선생님이 시합을 덜 마쳤는데 줄을 서게 한 이유를 아는 사람? 효원이 말해봐라” “민이와 몇몇 남자애들이 졌다고..

제69호. '한 줄 역사 쓰기'로 다양한 관점 갖기

추주연 (단풍나무) 중학교 1학년 시간에 정치를 포함한 사회 현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수업을 시도하였다. 모둠별 활동지 1. 내가 생각하는 ‘올해 우리 반의 3대 사건’은 무엇인지 적어봅시다. 그 사건을 떠올리면 어떤 기분(감정)이 드는지 적어봅시다. 2. 다른 친구들이 발표하는 ‘올해 우리 반의 3대 사건’을 듣고 느낀 기분(감정)이나 생각을 적어봅시다. 3. 오늘 아침 등교하여 지금까지, 우리 반에서 있었던 일 중 가장 중요한 사실을 서술해 봅시다. 4. 모둠원들이 쓴 다섯줄 역사를 읽고 느낀 기분(감정)이나 생각을 댓글로 써줍니다. 5. 사진 속의 장면을 한줄 문장으로 기록한다면 어떻게 쓰겠습니까? --------------------- 1~2. 아이들은 올해 우리 반의 3대 사건을 적어보는..

제68호. 스스로 잘 못챙기는 아이 지적하기

김후남 (나무) 우리 반 H는 머리가 똑똑한 편인데 종이나 서류 등을 잘 챙기지 못한다. 수행평가와 같은 것들은 특히 챙기기 귀찮아하고 싫어해서 주변의 아이들이 챙겨주고 많이 도와주는 경향이 있다. 며칠 전에도 결석계를 제출하라고 세 번 정도 말했는데 계속 잊어버렸다. 나도 답답함이 쌓였다. 반장인 미연이는 특히 아이들을 잘 챙겨주는데 때론 H가 스스로 챙기지 않을 때 속상해하고 조금 짜증도 내는 듯 보였다. 오늘 행정실 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미급식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세 번 이상은 얘기했는데 그 때마다 "아 맞다." "이따가 낼께요." 하길래 나는 낸 줄 알았는데 웬걸 안내고 있었던 것이다. 11월에 급식을 먹는지 여부를 행정실 샘께서 메시지로 물어오신 것이다. 내용을 보니 H에 대해 답답하고, ..

제67호. 엄마 마음 알아드리기

김선영 (썬) ‘마음리더십 연수’ 끝나고 집에 와보니 분위기가 무겁다.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는 엄마가 실명 위기라고 언제 실명될지 모르니 관리를 잘하라는 말을 듣고 오셨다. 엄마는 식이요법을 견딜 자신이 없으니 이대로 살겠다고 하셨다. 조근조근 설명했지만 생각해보겠다고만 하셨다. 입맛이 없어 늦은 저녁 식사 중에 엄마가 입을 여셨다. 엄마: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요즘 심란하고 불안해. 나: 심란하고 불안했어? 엄마: 응. ㅠ.ㅠ 우시는데 엄마만 보고 있으니 울컥한 것이 참아진다. 나: 불안하고 심란해서 많이 애썼겠네? 엄마: 응. 그래서 아빠 옆에 있고 싶은데 자꾸 나쁜 소리하니까 더 불안하고 밀어내는 기분이 들어 무서워. 그래서 곁에 있을 수도 없고 혼자 있으니 불안하고 아빠가 나쁜 말 안했으면 좋겠..

제66호. 가을, 마음과 만나는 계절!

김봉화 (소나무) 가을이구나! 24 년 전 제자에게서 카톡이 왔다. 내가 첫 교직을 시작한 곳이 산청에 있는 덕산중학교이다. 4년 6개월을 지리산 아래 덕산중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만난 학생이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데 노래가 흘러 나와 내 생각이 났다고 하면서 글을 보내왔다. 수학여행 때 내가 '어부의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새삼스러우면서 반가웠다. 나를 기억해 준 것도 반가운데 내가 부른 노래까지 기억해 주니 정말 반갑고 기뻤다. '어부의 노래' 아! 내가 이런 노래를 불렀었구나! 그때 난 참 순수했나보다. 어머님은 된장국 끓여 밥상위에 올려 놓고 고기 잡는 아버지를 밤 새워 기다리신다.~~~ 몇 달 전에도 전화가 왔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금도 학생들 보충수업비 선생님이 대신 내어 주냐고 물었다..

제65호. 딸과 함께 큰다

김미영 (우리) 지난 여름부터 초등학교 5학년인 딸 현이 친구 관계에서 힘들어 했다. 절친이라 여긴 친구들이 딸을 무시하는 말을 하거나 욕을 섞어 말하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그 때마다 나에게 속상하다고 이야기해서 마음을 들어주곤 했지만 나도 힘들고 속상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 해서 간간이 코치를 해 주고 담임선생님께 상황을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보내야 했다. 그렇게 2학기를 맞이해서 조마조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딸이 그 아이들 중 한 명에게 너무나 심한 욕을 듣고 와서 우는 것이 아닌가? 엄마의 개입을 바라지 않는 딸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과 엄마로서 지혜롭게 딸을 돕고 싶은 마음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무기력에 빠지기도 하였다. 이런 저런 고민 끝에 친한 사람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