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감교실

따뜻한 협력, 성장의 다살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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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호. 선생님, 틀린 게 아니에요!! 저 맞아요!!

김미영(우리) 국어 시간에 짝끼리 단어를 불러주는 받아쓰기 활동이 있었다. 짝끼리 채점하라고 했더니 시끌시끌한 곳이 있다. 나: 무슨 일이니? 나영: 선생님 영수가 틀렸는데 맞다고 해요. 영수: 아니에요. 저 맞았어요. 실수로 그런거예요. 나: 한번 보자. (“닦았습니다”를 “딲았습니다”로 잘못 쓴 것이 분명히 보인다.) 영수: 제가 ㄷ 으로 쓰려고 했는데 모르고 ㄸ 으로 썼어요. (짝이 틀렸다고 표시한 부분을 ○로 바꾸고 자신이 쓴 걸 지운다. ) 나: 그래, 영수가 말한 대로 모르고 잘 못 썼더라도 나영이가 보기에는 틀린 거니까 틀렸다는 표시는 그대로 두어야 해. 그래야 영석이가 뭘 잘 못하는지 나중에 확인하고 고칠 수 있어. 영수: (눈물까지 흘리며 ○표시를 하면서) 아니에요. 제가 모르고 그랬어요..

제20호. 돌아보니 사랑이네

김후남(나무) 목 디스크로 장시간 앉아서 일하고 있으면 뻐근하다. 힘들다. 전날 지쳐서 수업준비도 덜한 상태에서 새벽에 하겠다고 마음먹고 일찍 잤다. 사실 일찍도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개운하다. 목표한 만큼 새벽에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내가 만족스럽다. 학교에 가니 샘들이 케이크에 촛불도 켜주고 축하노래도 불러준다. 기쁘고, 고맙다. 그걸 본 우리반 주환이가 아이들에게 말했는지 복도에 지나갈 때 다른반 아이까지 축하한다고 말한다. 재밌고 고맙다. 쉬는 시간 교무실에 들어가니 필통에 편지가 하나있다. 호호. 전해준 아이 마음이 예쁘다. 우리반 수업시간, 아이들은 생일이라 그런지 초롱초롱하게 더 열심히 한다. 열심히 해주는 게 느껴진다. 종례 때 들어가니 남학생들이 교무실까지 마중을 나온다. 뭔가 준비..

제19호. '정치'란? 아이들에게 '화장실'이란?

추주연(단풍나무) 8반. 추석 이후 8반과의 첫 수업이다. 오늘의 핵심어는 존중이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존중받고 싶다. 나도 아이들을 존중하자. 장면 1. 8반 아이들은 1시간 안에 화장실에 가겠다는 아이들이 4-5명이 기본이다. 존중을 최우선에 놓고도 수업 5분도 지나지 않아 화장실 가겠다는 2명의 아이들이 먼저 가겠다고 서로 경쟁을 하자 발바닥을 한 대씩 때리고 보냈다. 자기 일도 아닌데 신형이가 한마디 한다. 신형 : 샘, 왜 때려요? 화장실 간다는데... 나 : 응, 넌 못마땅한가 보구나. 수업 시간에 화장실을 간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샘도 감당이 안되거든.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오고 수업 시간을 지켜주길 바라는 의미지. 너희들은 몸이 먼저 기억한다면서? 선생님 수업에서 약속이잖아. 이 정도..

제18호. 선생님, 한결이가 칠판에 과제를 적고 있어요!!

김정석(소망) 1학기 내내 수업 시간이면 엎드려 자던 한결이. 학습 능력은 있어 보이지만 왠지 열의가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답답하고, 서운하고, 화가 나곤 했었다. 나는 2학기가 되면서 1학기 때와 달리 모둠별 활동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2014.09.01)은 아이들에게 과제를 주고 칠판 나누기를 통해 결과를 칠판에 적도록 했다. 한결이와 지원이가 한 팀을 이뤄서 과제를 하고 있었다. - 교사 : 어? 오늘은 안 자네? - 한결 : (웃으며) 아, 왜요~ - 교사 : 한결이가 해 보는 게 어때? - 한결 : (웃으며) 아, 왜요~ 지원이 시켜요.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 교사 : 지원아, 그럼 네가 같이 하고, 그걸 한결이보고 나가서..

제17호. 피구 경기와 아이들과 나

김수진(열음) 금요일 2교시는 피구대회 결승이었다. 아이들이 1교시 영어시간에 연습을 하면서 다쳤나보다. 특히 여학생이 강해서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걱정이 된다. 경기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가볍고 자유롭게 해보라고 했다. 교실에 있을 때 그 아이들이 아니다. 교실에서 힘들어하며 무기력해 보이던 예원이는 아이들의 말처럼 날아다닌다. 조용하고 그림만 그리는 우리반 1등 정은이는 바람처럼 피한다. 동생이 특수학교에 다니는 마음이 항상 여린 지수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그런데 여학생들이 몇 번 공격을 하다가 경기가 꼬이기 시작하면서 9대 0으로 졌다. 7반이 확실히 경기가 잘 풀리며 하는 것 같다. 처음에 응원을 열심히 하던 남학생들이 경기가 잘 안 풀리자 그때부터는 응원을 하지 않..

제16호. 비워야 가벼워지는 것을...

조연식(조레이) 양평에서 공부하던 딸(중3) 이 여름 방학 해 집에오니 ~ 온 가족이 한 집에서 생활하는게 오랜만인것 같다. 아들 딸이 이때 아니면 다 함께 만나기 어려우니 요즘은 부대끼며 맘 껏 가정의 편안함을 누리게 하고 싶다. 얼마 전, 가족이 다 모인자리라 가족파티를 하자고 제안했다 (사실, 얘길 들어주고~ 해줄 말도 있었다.). 처음엔 주제를 가지고 얘길 할까 하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분위기만 만들어 주었다. 그동안 학교생활, 방학계획, 앞으로의 목표, 자기가 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힘든 점, 하고 싶은 것, 서운한 것... 하면서 느낀 점은 ? 서로가 서로를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었고, 3시간 정도의 얘기가 계속되었다. 하다 보니 딸은 자기도 에고그램을 해 보고 싶단다. NP/FC 가..

제15호. 잠자는 아이에 대한 일방적인 훈계

김학선(별) 오늘 5교시 (고) 2학년 남자반 문학시간이었다. 이 반에서 내 인식에는 늘 잠을 자는 00가 있다. 역시 오늘도 자고 있었다. 남학생반에서 내가 하는 방법 중 하나는 교과서를 읽을 때 한 명을 지목하면 그 아이가 5문장이상 읽고 나서 다음에 읽을 친구를 지명한다. 이때 바로 읽지 못할 경우에는 벌칙이 있다. 노래 1절 부르기와 팔굽혀펴기 20회.. 남자반 아이들이 특히 국어시간에 집중하기 어려워해서 자구책으로 마련한 것이었다. 그런데 00가 자고 있는데 다른 친구가 00를 시켰다. 당연히 어떤 부분을 읽는지 몰라서 팔굽혀펴기 20회를 했다. 그리고 다른 부분을 읽고 있는데 다른 아이가 00를 또 시켰다. 00가 못 읽었다. 그 반 아이들이 벌칙을 수행하라고 00에게 말했다. 00은 책상에 ..

제14호. 너무 싫어서 화해하고 싶지도 않아요

김인수(담쟁이) 우리 반(중3) 남 녀 아이들 사이에 쌈이 났다. 미술시간에 절친 남학생들 대여섯이 미술 쌤께 대들자 여자애 한 명이 ‘시끄러’하고 소리 질렀고 대든 남자애들 중 가장 힘이 쎄고 거친 녀석이 ‘씨발, 왜 나서고 지랄이야“라고 거칠게 욕했단다. 미술 쌤과의 갈등에 드디어 반 아이들 사이의 관계까지 깨치는 순간이었다. 욕한 녀석을 불러내려 면담했고 시를 두편 외우기로 했고, 여자애에게 사과하는 것은 생각보다 감정의 골이 깊어 생각할 시간 하루를 주기로 하고 마무리 지었다. 밤에 아이게게 카톡이 왔다. ** : 선생님. 근데, 제가 욕한거 누가 말했나요? 그것만 말해주세여. 나 : (제보자의 신분을 보호하는 게 나에게는 중요했다.). 누가 말했는지가 여전히 많이 궁 금한 모양이네. 나도 걔가 ..

제13호. 선생님이 미워요

김정석(소망) 재환이는 장난을 치다가도 반 아이들이 자기 것을 가져가거나, 자기를 괴롭힌다고 나에게 잘 이른다. 반장을 비롯한 한 두 녀석이 재환이가 반에서 따돌림 당할 것 같다는 신호를 보내오기도 했다. 걱정하고 있던 터였는데, 불러 물어보면 정말 편안하다고 말한다. 아무 문제 없단다. 근데 그게 거짓말 같지는 않아서 뭔가 이상해 하던 차였다. 그저 혼자인게 편하고 좋다고 말한다. 어제도 나에게 다른 아이들이 자기를 괴롭히거나 놀린다고 두 번 찾아왔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서 하교 후에 남으라고 했다. 교사 : 재환아, 샘은 너랑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서 불렀어. 선생님 보기도 그렇고, 반 아이들 한 둘도 그렇고 너가 아이들하고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거든. 학생 : 누가 그렇게 말했는데요?..

제12호. 가장 도전이 되는 아이

안숙희(요정) 성수와의 첫 만남. 야생 1반에서의 3월 첫 수업. 난감하고 당황스러웠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교탁에 섰는데도 아이들은 내겐 관심도 없는 듯 자기들끼리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짝꿍이랑 소곤소곤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뒤돌아보고 얘기하거나, 혹은 몇 사람 건너 멀리 있는 아이들과 큰 소리로 얘기하고. 휴지 버리러 갔다오는 아이. 우유 가지러 가는 아이.... 너무나 소란스럽고 정돈되어 있지 않은 분위기였다. 첫 만남 첫 시간에 이런 상태라니...이런 반은 처음이었다. 교사가 들어왔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몇 분을 그 상태로 있는 아이들을 보니 기가 막히고 막막하고 암담했다. 이 아이들을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았고, 내 말의 영향력이 없을 것 같았고, 앞으로의 1년이 너무 힘들 것 ..